“집에서 일하는 꼴 절대 못봐”…한국, 재택근무일수 세계서 꼴등

교외 큰 집 주거자 재택근무 선호
밀집된 작은 아파트 보단 사무실
아시아 사무실출근 중시 문화도 한몫

[사진 = 픽사베이]

“재택근무 얼마나 많이 하는지는 어느 국가에 사는지에 달려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재택근무가 전세계적으로 줄고 있지만 유독 아시아 국가의 재택근무 일수가 서구보다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서구에 비교할 때 아시아만의 직장 문화, 인구 밀집도, 주거 환경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4일(현지시간) 스탠포드대학교, 멕시코자립기술연구소, 이포연구소 등이 올해 봄 전세계 34개국 4만2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월 평균 재택근무 일수는 1.6일로 가장 적었다. 아시아에서 일본 2.0일, 대만 2.8일 등 월 평균 3일을 넘는 국가를 찾기 어려웠다.

반면 재택근무 일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영국이 월 평균 6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5.6일), 호주(5.2일) , 독일(4.0일)이 뒤따르면서 서구 국가들의 재택근무 일수는 아시아의 2배에 가까웠다.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각각 월 3.6일을 기록했다.

조사기관은 재택근무 일수의 차이를 주거 환경에서 찾았다. 미국은 교외에 상대적으로 큰 집에서 사는 사람이 많아 사무실 출근을 훨씬 더 주저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아시아처럼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근로자들은 사무실 출근율이 높았는데 이는 대체로 가족 구성원은 많은데 상대적으로 작은 집에 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리아 바레로 멕시코자립기술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파트너와 원룸에서 살면서 재택근무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예컨대 도쿄는 아파트 크기가 꽤 작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시아에서는 문화적인 배경이나 코로나19에 성공으로 대응한 덕분에 재택근무가 서구만큼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한몫했다. 뉴욕타임스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재택근무를 단 한번도 시행해 본 적이 없었고, 재택근무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아직도 정기적으로 팩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누군가 사무실에 꼭 있어야 한다.

다만 재택근무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구에서도 사무실 출근이 강조되는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채용서비스 업체 세콰이어에서는 사무실 복귀를 강요하지 않는 대신 출근이 업무에 효과적인 방식으로 사무실 환경을 조성해 재택근무만 하게 되면 왠지 소외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