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아세안, 北 비핵화 공조… 韓·中·日 협력 다시 궤도에”

곽은산 2023. 9. 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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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G20 정상회의 순방 돌입
印尼언론 서면인터뷰서 ‘연대’ 강조
“인태지역 자유·평화·번영 만들자”
韓·美·日 연대 이어 ‘對中 관리’ 시동
“아세안+3국 협력 동력 더 커질 것”
印尼 동포 만찬회로 공식 일정 시작
尹 “중추국가 비전 실현 힘 모아달라”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날로 고조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위협은 아세안 국가들에게도 직접적이며 실존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아세안이 단합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으로 인해 국제규범이 무시되고 기존의 합의와 약속이 파괴되고 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규칙 기반 질서가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아세안 간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印尼 도착한 尹대통령 부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린 뒤 환영인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인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이 중심이 되며 아세안의 결속에 기여하는 연대와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며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AOIP(인태 지역에 관한 아세안의 관점) 협력에 관한 한·아세안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해 ‘자유, 평화, 번영의 인태 지역’을 만들어 가기 위한 정상들의 공통된 결의를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규칙 기반의 질서’와 ‘자유, 평화, 번영의 인태 지역’ 등 중국의 무력 팽창을 견제할 때 우회적으로 사용해온 용어를 언급하며 자유 진영 간 결속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으로 명명된 3국 공동성명에서도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과의 협력을 다른 어떤 지역 사안보다 먼저 기술하며 아세안과 태도국 중시 입장을 분명하게 강조했다”며 “한·미·일 3국은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다시금 표명했고 아세안과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있어 서로 공조하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한·미·일 3국은 새롭게 출범할 ‘3자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아세안 각국과 태평양도서국의 해양안보와 기후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데 있어 긴밀히 조율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지역 내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지목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한·미·일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직접 명시한 것은 처음으로, 당시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대만해협 등에서 군사훈련에 나섰다.
(오른쪽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UPI연합뉴스
대통령실은 한·미·일 체제가 공고해지자 한·중 양자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를 추진하며 대중 관리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한·미·일 결속으로 대중 관계 조율 레버리지가 생겼다는 판단하에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강해진 동북아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서로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자유 진영 간의 결속을 강화해야 북한, 중국과 대등하게 설 외교적 기반이 마련된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북아와 인태 지역에서 동맹·우방국과의 연대를 통해 한국의 입지를 강화해야 중국과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제 한·일·중 3국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은 3국 간 협의체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한·일·중 3국 간 협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북아 3국 간 협력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되면 아세안+3의 협력도 더 큰 동력을 얻을 것이며 이는 ‘아세안 중심성’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박재한 한인회장의 환영사에 박수 보내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순방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갖고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동포 사회는 대한민국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왔다. 인도네시아의 모범적인 공동체로 자리매김한 2만5000여 동포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데 여러분들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곽은산 기자,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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