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물류 창고, 사람 대신 로봇이 누빈다
[한경ESG] 돈 되는 ESG ETF - 로봇 ETF
글로벌 유통 기업인 아마존의 대형 물류 창고에는 ‘프로테우스(Proteus)’와 ‘스패로(Sparrow)’가 있다. 프로테우스는 자율주행 운반 로봇으로, 트럭에 적재할 대형 카트를 옮긴다. 로봇에 탑재된 라이더 센서로 최적의 경로를 탐색해 이동하고, 동선상에 사람이 다가오면 멈춰 선다. 카디날(Cardinal)이 여러 상품 중 필요한 상품 묶음을 인식하고 옮긴다면, 스패로는 카디날과 달리 상자가 아닌 개별 상품을 인식해 배송할 상품을 분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며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할 작업을 대신하고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전 세계 물류 창고에 약 52만 대의 운반 로봇이 배치되어 운영 중이다. 매년 아마존을 거치는 50억 개 이상 물품 중 약 75%는 로봇이 처리한다. 아마존은 물류 로봇 도입 배경으로 인력에 대한 절대적 의존도 축소와 노동자 안전 강화를 꼽는다.
2023년에 공개된 쿠팡 물류 창고에서도 로봇이 활약 중이다. 쿠팡에 따르면, 무인 운반 로봇이 도입되면서 물류센터 현장 작업자의 업무량이 전통 물류센터 대비 약 65% 감소했다.
공정용 로봇·안전 로봇 수요 증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등 구조적 변화는 로봇산업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수년간 주요 선진국 정부가 저렴한 인건비를 이유로 신흥국 시장에서 활동하던 자국 기업의 회귀와 우호국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을 추진함에 따라 노동력을 대체할 공정용 로봇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로보틱스 산업 육성 및 스마트 제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실제 공정용 수요가 많은 협동 로봇 분야에서 로봇 보급률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전 세계 협동 로봇 시장규모는 연간 7만1000대로 기존 전망 대비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2032년에는 연간 43만 대 규모 시장으로 성장하고,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서 32%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중장기적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로봇 기술 확산과 고도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말한 물류용 로봇을 제외하더라도 공정용 협동 로봇, 건설 현장이나 재해 현장 등 위험한 곳에서 사람을 대신해 활동하는 로봇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시장의 수요를 대변한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모델 ‘스폿’은 공장 내 안전 점검 작업을 수행하도록 개발되어 이상 열 변화를 감지하고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까지 포착해 가스 누출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 결과로 빈번해지는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로봇 개발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강풍·호우·산불 등 다양한 자연재해와 여기에 동반되는 건축물 및 시설물 붕괴 등 2·3차 피해는 물론 산불·홍수 등에 의한 고립, 조난 등 사고 발생이 빈번해짐에 따라 국가의 재난관리 시스템이 사전 예측, 신속 대응 형태로 변해가는 상황이지만 이를 위해 인적자원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과 AI 기술에 투자하는 로봇 테마 ETF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증시에 상장되는 로봇 테마 ETF 수도 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로봇 ETF인 ROBO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ROBO)는 2013년 10월에 설정됐으며, 로봇·AI는 물론 자동화와 관련한 글로벌기업을 편입 중이다. 로봇 기술에 대한 직접투자뿐 아니라 로봇 기술 확산 시 수혜가 가능한 제조·유통, 헬스케어 산업 등에도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ROBO보다 출시는 3년 정도 늦었지만, 운용자산 규모는 더 큰 ETF는 Global × 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다. 산업용은 물론 비산업용 로봇 관련 기업, 자율주행과 AI 등 로봇의 기반 기술 및 관련 장비에 투자한다.
로봇 ETF의 포트폴리오에 통상 로봇 운영에 필요한 AI 기술 보유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부분이다. 빠르게 성장 중인 AI 시장에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AI 시장은 연평균 38%의 가파른 성장률로 2030년 1조6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성장 배경 중 하나로 AI와 로봇산업이 결합할 경우 예상되는 시너지를 꼽을 수 있다. 로봇이 AI와 결합해 명령대로 움직이던 형태를 벗어나 ‘판단, 학습, 인지’하는 영역으로 진입하면 단순 공정·물류용 로봇을 넘어 의료·가정용 서비스 로봇으로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디지털경제는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비대면과 가상 세계로의 전환 요구는 로봇을 사람의 일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로봇과 AI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감안해 관련 ETF에 주목할 시점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ESG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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