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빠지고 또 빠지는 위기의 공모펀드... 초단기채만 자금 유입 ‘눈길’

문수빈 기자 2023. 9.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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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을 100조원으로 불리며 순항 중인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공모펀드는 고전 중이다.

이 외에도 KB스타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C-V(-1752억원), 삼성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_C-V(-1491억원), 마이다스프레스티지책임투자채권증권투자신탁(채권)Cs(-1171억원) 등 일반 채권형 공모펀드에서만 1조729억원의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키움더드림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C-F는 올해 들어 4617억원을 모으며 공모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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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공모펀드 설정액 1.08조 감소
일반 채권형, 몸집 줄어들 때 초단기 채권형은 늘어나

몸집을 100조원으로 불리며 순항 중인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공모펀드는 고전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1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특히 채권형 펀드에서 대부분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기준금리 인상에 불안해진 이들이 손을 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반 채권이 아닌 초단기 채권, 즉 만기 3개월 이내인 채권을 주로 하는 펀드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됐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방망이를 짧게 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KG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3187개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올해 들어 1조811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은 투자자들이 해당 펀드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현재 기준 공모펀드 설정액(패밀리 합산 기준)은 93조8463억원이다. 공모펀드는 100조원 선이 깨진 탓에 설정액이 ETF에 역전당한 지 오래다. 4일 기준 ETF의 설정원본액은 96조4574억원, 순자산총액은 107조5578억원이다.

투자금은 주로 일반 채권형에서 빠져나갔다. 설정액이 크게 감소한 상위 10개 펀드 중 8개가 일반 채권형이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펀드는 ‘우리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ClassC-F’로 올해 들어서만 5529억원 줄었다. 이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국공채와 은행채, 우량 등급의 신용채권 등 국내 채권으로 채우는데, 이 채권들의 만기는 대개 3년 이내다.

이 외에도 KB스타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C-V(-1752억원), 삼성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_C-V(-1491억원), 마이다스프레스티지책임투자채권증권투자신탁(채권)Cs(-1171억원) 등 일반 채권형 공모펀드에서만 1조729억원의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연초만 하더라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기조가 우세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았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된 데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해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리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그렇다 보니 채권 투자자는 금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우리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을 운용하는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자산운용보고서에서 “운용기간(3~6월) 중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해 펀드의 절대 수익이 다소 부진했다”면서 “펀드의 만기수익률(YTM)이 타사 펀드 대비 낮게 형성돼 펀드 판매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초단기 채권형엔 1조613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채권형이더라도 투자자들이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펀드는 기피하고, 만기가 짧은 펀드를 선호하는 것이다. 초단기 채권이라고 금리 영향을 안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만기가 짧다 보니 실질 수익률 측면에서는 영향이 덜 하다.

키움더드림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C-F는 올해 들어 4617억원을 모으며 공모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로 설정액이 늘어난 펀드 역시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 Class A로 초단기 채권이었다. 두 상품 모두 채권의 평균 만기를 3개월 이내로 유지하는 상품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다소 성급하게 반영했던 상반기 대비 (현재는) 채권 매수에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올해 연말보다는 내년 1분기 중으로 (금리)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전히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채권 시장의 약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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