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기다렸지만..휴스턴이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특급 유망주’[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휴스턴이 여전히 '왕년 특급 유망주'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9월 5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 투수 유망주 포레스트 휘틀리가 시즌을 마친다고 전했다. 휘틀리는 지난 5월 말 광배근 부상을 당했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벌써 몇 년째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1997년새 우완투수 휘틀리는 굉장한 기대주였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 고교 신인으로 참가했고 휴스턴이 1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지명했다.
미국 청소년 국가대표팀 출신 휘틀리는 루키리그에서는 돋보이지 못했지만 2017년 싱글A와 더블A에서 23경기 92.1이닝,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고 2018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로부터 전체 10순위, MLB 파이프라인으로부터 전체 9순위 유망주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휘틀리는 2018년 약물 적발로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그 해 더블A에서 8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9년에는 트리플A에 올랐지만 어깨 문제를 겪었고 결국 마이너리그 전 레벨에서 18경기 평균자책점 7.99를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되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휘틀리는 2021년 토미존 수술까지 받았다. 지난해 돌아왔지만 부진했고 올해 역시 부진했고 또 일찍 시즌을 마치게 됐다.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지 7년째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도 78경기 267이닝, 10승 19패, 평균자책점 5.09로 특급 유망주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트리플A 성적은 26경기 87.1이닝, 1승 7패, 평균자책점 8.04로 처참하다.
부상과 부진으로 보낸 시간이 쌓이고 쌓인 휘틀리는 어느새 팀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는 기로에 섰다. 휴스턴은 2021시즌에 앞서 룰5 드래프트 대상자인 휘틀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40인 로스터에 이름만 올렸을 뿐 매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휘틀리는 올해로 마이너리그 옵션 3개도 모두 소진했다. 원론적으로 휘틀리는 2024시즌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경우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휴스턴은 아직 휘틀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휴스턴은 휘틀리의 4번째 마이너리그 옵션을 탄원할 예정이다. 규정상 4번째 옵션은 메이저리그든 마이너리그든 풀타임 5년차 이하의 선수에게만 실행할 수 있다. 휘틀리는 벌써 지명 7년차지만 부상으로 제대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거의 없는 만큼 로스터 등록일수 부족으로 옵션이 추가로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긴 기다림에 지쳤을 법도 하지만 휴스턴은 한 때 최고의 유망주였던 휘틀리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 그만큼 휘틀리에 대한 기대가 컸다.
휘틀리는 최고 시속 97마일의 패스트볼과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낙차 크게 떨어지는 커브, 예리한 파워 슬라이더와 홈플레이트 앞에서 마치 사라지는 듯한 체인지업까지 모든 공이 높은 평가를 받는 기대주였다. 201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휘틀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우완투수 유망주는 단 한 명, 오타니 쇼헤이(LAA) 뿐이었다. 휴스턴 팀 내에서 휘틀리는 카일 터커, 요르단 알바레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휴스턴 팀 내 최고 유망주였다.
하지만 터커와 알바레즈가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오타니가 투타겸업의 역사를 쓰는 동안 휘틀리는 빅리그 데뷔도 이루지 못했다. 매년 부상에 시달리며 시간만 흐르고 있다.
1997년생 휘틀리는 곧 26세가 된다. 이제 더는 '아주 어린 유망주'가 아니지만 고교 신인이었던 만큼 아직은 많은 나이도 아니다. 커리어를 쌓아갈 시간은 충분히 있다. 다만 건강을 지킬 때 가능하다.
휴스턴은 7년의 시간에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과연 휘틀리가 휴스턴에 남아 팀의 기대에 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포레스트 휘틀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레아 이후 끊긴 줄 알았는데..다시 살아나는 ‘전체 1순위 스타’ 명맥[슬로우볼]
- 팔 땐 언제고? 클리블랜드는 왜 웨이버 시장 ‘큰 손’이 됐을까[슬로우볼]
- 이변은 없었다..눈물겨운 노력만 남은 LAA, 또 연장된 ‘실패의 역사’[슬로우볼]
- MVP 후보일 줄 알았는데..결국 ‘용두사미’ 유력한 채프먼의 시즌[슬로우볼]
- 단독 1위 올라선 시애틀, 이젠 ‘2001년의 추억’ 놓아줄 수 있을까[슬로우볼]
- 신은 그에게 최고의 재능을 줬지만 그에 걸맞는 몸은 주지 않았다[슬로우볼]
- 가장 중요한 시기에..오타니도 결국 사람이었다[슬로우볼]
- 돈도 스타도 자존심도 무용지물..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좌절하는 구단들[슬로우볼]
- 독립리그 거쳐 다시 마이너리그로..쓰쓰고, ML 재도전 성공할까[슬로우볼]
- 느린공-더 느린공 뒤에 아주 느린공..커브와 함께 날아오르는 류현진[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