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지갑 안 여네" 푹 꺼진 中전기차…유럽 노린다
현대차 사례처럼 성공 전망하는 분석가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모터쇼 'IAA 2023'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BMW, 포드 등이 장악한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이동하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미국 등 서방 업체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이 경쟁의 승자는 이미 전기차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는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동차 박람회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 스타트업은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주목할 만한 기자회견과 새로운 차량 출시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40여 개로 2021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립모터(Leapmotor)는 이번 박람회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10을 내년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향후 2년 동안 전 세계에 5종의 글로벌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에서 전기차 세단 P7과 SUV G9을 판매 중인 엑스펑(Xpeng)은 2024년 독일 시장으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해 주목받은 BYD는 이번 행사에서 4만4900유로(약 6418만원)부터 시작하는 유럽용 전기차 세단 '실'(Seal)을 공개했다.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독일 판매 가격은 4만2990유로부터 시작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지난 몇 년간 정부 보조금과 벤처캐피털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수많은 전기차 기업이 탄생했다. 그러나 중국의 고강도 방역 규제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미지근한 소비자 지출로 중국 시장 성장세는 둔화했다. 또 급격히 늘어난 전기차 업체에 내부 경쟁도 심화했다. 이에 중국 전기차 업계는 돌파구 마련에 나섰고, 유럽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했다. 유럽연합(EU)은 기후변화 대응책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오는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전기차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으로 꼽힌다.
로에스카 분석가는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 생산 속도가 더딘 점도 중국 업체들의 유럽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EU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 퇴출'을 선언했지만, 유럽 자동차 업체 대부분은 아직 완벽한 (전기차) 제품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이미 전기차 대표 제품을 구축한 중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더 쉽게 확보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6월에 발표한 투자 메모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의 유럽 시장 진출이 평소대로 이뤄진다면, 유럽 업체들은 2030년까지 중국 업체에 시장 점유율 5%가량을 내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 업체들은 유럽에서 최대 2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 간 경쟁이 해외 시장에서도 계속되고,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기존 내연기관 차 제조업체들이 향후 몇 년간 자사 제품을 뒷받침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할 예상되는 만큼 중국 업체의 유럽 시장 성공이 쉽지 않을 거란 지적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유럽보다 먼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리서치의 피터 리처드슨 부사장은 한국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진출을 예로 들며 중국 전기차의 성공을 점쳤다. 그는 "한국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도 30년 전에는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다. 하지만 현대 두 브랜드 모두 이제 (유럽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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