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시대, 바이오 연료가 뜬다[미래기술25]

김성진 2023. 9. 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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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유기체 원료의 석유 대체품
2050년 탄소중립의 현실적 대안
세계 각국 의무사용 비중 확대
원료 확보·기술력 개선 등 숙제
지구 온난화로 탄소중립 달성이 전 세계의 공통 과제로 떠오른 이후 바이오 연료가 현실적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로부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바이오 연료는 가솔린, 디젤, 가스, 항공유, 중유 등 이론상 대부분의 석유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바이오 연료가 정확히 무엇인지, 세계 각국은 바이오 연료 도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또 현재 기술 수준과 상황은 어떤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사실을 아시나요.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과 비교했을 때 2011~2020년 지표 온도는 약 1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뭐 1도 갖고 그러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구 평균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지구상에 발생하는 현상은 재앙과도 같습니다. 육상생물 중 10%가 멸종 위기에 처하고요. 기후변화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30만명이 발생합니다. 2100년까지 평균온도가 만약 2도 오르면 사실상 ‘파멸’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유엔(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기를 쓰고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로 묶어놓으려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루고 있는데요. 화석연료와는 달리 식용작물 등으로부터 원료를 추출해 만든 바이오 연료가 이 과정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기나 수소처럼 100% 친환경 에너지로 당장 전환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니 우선 친환경적인 석유 대체품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바이오 연료 연구 및 활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동·식물로부터 석유를 뽑아낸다

바이오 연료는 식물이나 미생물과 같은 바이오 매스를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바이오 매스는 태양에너지를 받는 식물과 미생물의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식물체, 균체, 그리고 이를 먹고 살아가는 동물체를 포함하는 생물유기체를 총칭하는데요. 동식물 유기체를 원료로 활용해 기존 석유제품보다 탄소 발생량이 현저히 적은 것이 장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바이오 연료는 바이오 에탄올(휘발유), 바이오 디젤(경유), 바이오 가스(천연가스), 바이오 항공유(항공유) 등으로 나뉩니다. 여기에 선박에 활용되는 바이오 선박유, 발전에 활용되는 바이오 중유 등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기존 산업현장과 일상에 활용되는 대부분의 석유제품을 대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이오 연료 생성 과정 요약도.(출처=자연에너지기술공사.)
원료도 그 종류에 따라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존재합니다. 옥수수, 팜유, 대두유 등의 식량작물은 1세대, 목질, 폐식용유, 동물유지 등 식량원료는 2세대, 미세조류, 포집탄소, 수소 등 비식량원료는 3세대로 나뉩니다. 3세대로 갈수록 탄소저감 효과는 뚜렷하지만 원료 확보가 어렵거나 기술난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처럼 바이오 연료의 활용성과 잠재력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그 시장도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산업정보 분석 제공업체 IHS MARKIT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 연료 시장은 2020년 2150만BD(Barrel per Day·하루당 배럴 사용량)에서 2050년 4590만BD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항공과 해운 분야의 친환경 연료 수요는 3~4.5배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탄소중립 교두보 바이오 연료..세계 각국 의무화 확대

선진국들은 바이오 연료의 활용성과 잠재력에 주목해 일찌감치 활발한 투자와 보급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2005년부터 모든 수송용 화석연료 공급자를 대상으로 ‘바이오연료의무혼합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솔린 차량에 바이오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를 최소 10% 이상 혼용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 덕분에 미국은 바이오 에탄올 사용량과 생산량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재생에너지 지침(REDII)에 따라 2030년까지 수송용 바이오연료 사용 비율을 14%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고요. 일본도 2010년부터 바이오 에탄올 혼합의무를 석유정제업자에게 부여했습니다.

국내 바이오 연료 시장 역시 성장 추세에 있지만 아직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생샨량 비중이 얼마 안 되기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 연료 생산량은 150만toe(ton of equivalent·석유환산톤)으로 전 세계 1억3680만toe에 비하면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기술경쟁력 확보도 시급합니다. 녹색기술센터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연료 생산기술은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과 4.5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나는 상황입니다.

물론 국내서도 바이오 연료 사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2012년부터 바이오 디젤을 경유에 의무혼합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의무혼합비율은 2018년까지 3% 수준이었으나 3년마다 0.5%씩 상향해 2030년 이후에는 8%로 비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항공유를 바이오 항공유로 대체하는 사업도 준비 중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정유 업체와 항공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실증사업을 거쳐 2026년 바이오 항공유 국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은 80% 적지만 가격은 오히려 4배나 높아 이 간극을 기술적으로 좁히는 것이 관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 연료 도입 확대를 위해서는 세액공제 등 혜택 제공이 필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국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정부는 바이오 연료 개발 및 생산을 위한 기업의 신규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항공사의 바이오 항공유 사용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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