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남편인가, 관음증 환자인가… 캔버스에 펼쳐진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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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의 남녀가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이 모습을 줄무늬 잠옷 혹은 죄수복을 입은 한 남자가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상상을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게 하는 '한 편의 연극'이 캔버스에 담긴 셈이다.
한꺼번에 섞였을 때 혼동을 일으키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이 이 장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이어 나갈지 시험에 들게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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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이미지로 극적인 연출
위선적인 인물들 갈라놓는 나무
아담·이브 선악과나무에서 영감
한 쌍의 남녀가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이 모습을 줄무늬 잠옷 혹은 죄수복을 입은 한 남자가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남자는 아내의 노골적인 불륜 행각에 분노하는 남편일까, 타인의 사생활을 몰래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일까.
흑백의 인물들 사이를 갈라놓은 건 한 그루의 나무다. 아래에는 위의 소동극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이질적 추상이 자리해 있다. 상상을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게 하는 ‘한 편의 연극’이 캔버스에 담긴 셈이다.
미국 화가이자 저자, 큐레이터인 데이비드 살레가 2020년부터 작업해 온 ‘생명의 나무’ 연작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가지를 펼쳤다.
작가는 다양한 관계로 얼기설기 엮인 인물들은 주로 흑백으로 처리한 반면 화면을 나누는 나무와 하단의 토르소 등 추상적 표현은 다채로운 색채로 감각적인 화면을 빚어냈다. 이는 작가가 뉴요커지의 ‘한 컷 만화’로 인기를 얻은 삽화가 피터 아르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르노의 상류사회 엘리트들의 위선에 대한 세련된 풍자, 독창적인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그림들은 무채색의 인물들이 맞닥뜨린 사건을 연상할수록, 대담한 색채의 조화에 집중할수록 생동감을 더해 간다.
위선적인 인물들을 갈라놓는 역할을 하는 나무는 작가가 창조의 근원,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한꺼번에 섞였을 때 혼동을 일으키는 서로 다른 이미지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이 이 장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이어 나갈지 시험에 들게 하는 듯하다. 작가는 이런 불협화음과 극적 연출을 통해 보는 이의 시선이 캔버스 전체에 고르게, 오랜 시간 머물게 한다.
안유정 리만머핀 큐레이터는 “작가가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트리 오브 라이프’ 연작을 마감하고 새로운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 이번 전시가 해당 작품을 두루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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