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거리 곳곳 ‘말소 차량’ 흉물 방치 [현장, 그곳&]
“공용주차장이나 길거리마다 온통 번호판 없는 차량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5일 오후 3시30분께 인천 연수구 옥련동 송도꽃게거리. 식당 앞쪽 노면주차장에 번호판이 없는 차량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대신 이들 차량엔 앞이나 뒷유리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들이 써있거나, ‘○○무역’이란 글씨가 써 적혀 있었다. 모두 수출을 앞둔 번호판이 없는 말소 차량들이다.
인근 상인 유경숙씨(65)는 “오래 전부터 번호판 없는 차량들이 식당 앞 노상주차장을 점거했다”며 “낡은 차량이 가게 앞을 가로막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장사를 할 수가 없다. 외국인들이 와서 사진을 찍는데, 그들에게 뭐라고 하면 ‘가라, 가라’고 되레 소리를 지르는데, 보복 당할까 무섭다”고 토로했다.
인근 옥련동 능허대공원 일대도 마찬가지. 왕복 6차선 대로 길가에 번호판 없는 대형 트럭이나 버스 등이 즐비했다. 인근 골목길과 공용주차장에도 수출을 앞둔 말소 차량 십여대가 세워져 있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차할 곳이 없어 되레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고 실정이었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춘동 일대가 수출을 앞둔 말소 차량들로 불법 점령되며 상인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구에 따르면 옛 송도유원지 부지에 있는 중고차수출단지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업체들이 보관료를 아끼려 수출 대기 차량을 일대 노상·공용주차장과 길가 등에 세워놓고 있다.
구가 지난해 말부터 올 6월까지 일대에서 3천198건을 단속했지만, 여전히 이 같은 말소 차량의 도심 점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말소 차량의 방치는 최소 5일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보니, 통상적인 불법 주·장차 차량처럼 곧바로 견인 처리도 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구는 이날부터 이들 말소 차량 바퀴에 철제로 이뤄진 이동 제한 장치인 ‘족쇄’를 채워 견인 때까지 이동을 원천 봉쇄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말소차량 불법행위에 대해 그동안은 계고 조치를 많이 했는데,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강제 견인할 계획”이라며 “주민, 운전자들의 안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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