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모욕 더는 못참아"…아르헨 사제들, 교황 지지 미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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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 예비선거에서 30%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수년간 지속해서 비난해 왔다.
이들은 대통령선거 본선거를 불과 50일 앞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전까지 26년간 봉사활동을 했던 빈민가에서 교황을 지지하는 미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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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교황은 공산주의자, X덩어리, 악마다"
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 예비선거에서 30%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한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수년간 지속해서 비난해 왔다.
극우 성향의 자유경제주의자이자 반(反)공산주의자임을 내세우는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외된 빈민층을 돕는 '사회정의' 교리를 내세운다는 이유로 공산주의를 전파하는 '악마'와 같다고 조롱하면서 맹비난을 퍼부어왔던 것이다.
반면에 교황은 밀레이 후보의 이러한 모욕적인 언사에 직접적으로 반론을 제기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황은 지난 3월에 교황 즉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독일의 나치즘은 기존 정치인들에게 환멸을 느끼게 하고, 사탕발림하는 말로 국민을 현혹한 새로운 정치인의 부상으로 태어났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이 5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젊은 가톨릭 사제들이 교황에 대한 폭언을 일삼는 밀레이 후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대통령선거 본선거를 불과 50일 앞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전까지 26년간 봉사활동을 했던 빈민가에서 교황을 지지하는 미사를 개최했다. '빈민가의 대부'로 알려진 디파올라 신부는 "정치인은 교황과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고 교황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정중하게 말할 수 있지만, (대선처럼) 중요한 자리에 출마하는 사람이 이렇게 욕을 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교황 지지 미사를 집전하고 나선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이날 미사에는 대통령 선거전에서 극우 정치인의 예상밖 선전으로 정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현 정부 고위인사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제들은 이날 미사에서 '사회정의'에 반대하는 발언에 경고하고 경제위기로 고통을 받는 국민들, 그리고 특히 소외된 빈민들을 위해 기도했다.
밀레이 후보를 적극 지지한 계층이 빈민층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한 사제는 미사에서 "여기서 사람들이 밀레이에게 투표했다고 화를 낼 필요는 없지만 왜 그에게 투표했는지, 왜 그의 급진적인 제안을 선택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교황에 대해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폭언을 일삼던 밀레이 후보는 예비선거에서 1위에 오른 뒤에는 태도를 바꿔 "교황을 종교 지도자로서 존중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아르헨티나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선거용 립서비스'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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