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청년기본소득’ 결국 중단, 현금 뿌리기는 지속 불가능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에서 시작했던 청년 기본소득이 7년 만에 중단됐다. 만 24세가 되면 소득과 관계없이 100만원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이 사업은 이 대표가 성남 시장 시절 도입해 도지사가 된 후에는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했다. 성남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면서 올해 예산안에서 이 사업을 뺐고, 성남 시의회는 내년부터 청년기본소득을 폐지하는 조례안을 지난 7월 통과시켰다.
청년기본소득은 시행 초기부터 청년의 취업이나 능력 개발에 도움 되지 않는 현금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처음 시작한 성남시에서 먼저 중단된 것이다. 성남시는 이 재원으로 청년 일자리 확충과 창업 지원 등 지속적인 청년 지원 효과가 나타나는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재명표 기본 시리즈’의 시작인 청년 기본소득은 지급된 돈이 자기계발(11%)보다 식료품 구매(73%) 등에 주로 소비돼 제도의 취지와 벗어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성남시가 지급한 상품권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20~30% 할인돼 거래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9년부터 경기도 31개 시군으로 확대돼 4년간 예산 6800억원이 배정됐지만 이로 인해 청년들의 취업 역량이 강화됐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도리어 제도가 도입된 2017년 이후 5년 사이 경기도 청년 기초생활 수급자가 2만명 이상 늘어나 청년 빈곤은 심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국 지자체에서 운용되고 있는 각종 현금복지 사업이 2000여 개에 달한다. 재정 자립도는 형편 없는데 초등학생에게 월 2만원씩 주는 용돈 수당, 일부 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씩 지급하는 농촌기본소득 등 온갖 명분으로 현금 뿌리기를 하고 있다. 어르신 공로수당, 아기수당, 육아기본수당, 청년통장처럼 중앙 정부의 복지 사업과 중복되는 것도 허다하다. 이런 포퓰리즘은 지속될 수 없다. 현금 복지의 원조인 청년기본소득처럼 결국 곳간을 비우고, 청년들의 귀중한 시간과 기회를 잃어버리게 하는 독이 되고 말 것이다. 무분별한 현금 복지 정책은 시급히 정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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