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신과 의사가 쓴 `욕망 1번지` 강남 보고서

김미경 2023. 9. 6. 03: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비싼 집값과 높은 교육열, 성형수술과 유흥업소로 대표되는 서울 강남은 한국 최고의 부촌이자, '욕망 1번지'다.

'사는 곳'이 아닌 '사고파는 것'이 되어버린 강남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성공 척도가 된 지 꽤 오래됐다.

책은 다양한 계층의 욕망이 뒤섞인 강남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정신건강 실태를 보고하는 기록서다.

1995년 강남 지역에서 정신과의원을 개업한 이후 28년째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느낀 단상과 경험을 책에 녹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김정일|260쪽|지식공작소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비싼 집값과 높은 교육열, 성형수술과 유흥업소로 대표되는 서울 강남은 한국 최고의 부촌이자, ‘욕망 1번지’다. 고층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거리에는 명품숍이 즐비하고, 대치동 학원가는 여전히 불야성을 이룬다. ‘사는 곳’이 아닌 ‘사고파는 것’이 되어버린 강남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성공 척도가 된 지 꽤 오래됐다.

책은 다양한 계층의 욕망이 뒤섞인 강남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정신건강 실태를 보고하는 기록서다.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1995년 강남 지역에서 정신과의원을 개업한 이후 28년째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느낀 단상과 경험을 책에 녹였다.

책에는 다양한 환자들의 사연이 나온다. 부자 아버지가 자기 자식을 ‘더 잘하라’고 두들겨 패고, 의사 아들을 결혼시킨 어머니는 우울증에 자살을 결심하는 등 수많은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는 강남 사람들이 등장한다. 기구한 사연은 일부 각색하고, 환자의 동의를 받은 내용들을 책에 옮겼다.

저자가 진단하는 강남과 한국 사회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위태로운 상태다. 그에 따르면 강남은 “전국의 돈, 아니 세계의 돈이 몰려드는” 곳이다. 돈만 있으면 대우받고, 남들보다 돈을 많이 벌려면 몸부림쳐야 한다. 그러다 삐끗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필로폰 등 마약이 성행하고, 과도한 경쟁에 따른 열등감, 계급 의식 등 한국 사회의 문제가 가장 극명히 드러나는 곳이다. 저자가 강남을 ‘거대한 정신병동’으로 규정한 이유다.

책은 문제의 해법을 ‘관계’(사람)에서 찾는다. “진료한 환자 99.9%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인간관계를 통한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공동체 교육, 부모 교육 등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