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형 전기 SUV… 웅장하고 매끄러워

정한국 기자 2023. 9. 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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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기아 EV9 어스 4WD
기아

기아의 대형 전기 SUV인 기아 EV9를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타봤다. 이 차는 EV6에 이어 기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두 번째 전기차다. 국산차로는 첫 대형 전기 SUV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모델이기도 하다.

시승한 ‘EV9 어스 4WD’를 실제 눈앞에서 처음 봤을 때, 차가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전체 길이(전장)가 5010㎜이고 가로 길이(전폭)도 1980㎜에 이른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전장이 15㎜, 전폭이 5㎜밖에 더 크지 않은데도 담담하게 선과 면을 강조한 디자인 덕에 더 웅장해 보인다.

이런 크기에 무게가 2.6t(톤)에 달하는데도,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매끄럽게 달려나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급격한 가속·감속에서 오는 출렁거리는 느낌도 거의 없었다. 직접 운전을 하다가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작동시킬 때도 매끄럽게 변환이 이뤄졌다.

최고 사양인 GT-라인에는 이르면 연말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까지는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한다. ‘핸들 잡으세요’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상태로 알아서 시스템이 주행한다. 레벨2 수준의 기능이 적용된 현재 수준에서도 핸들에 손을 올려두고 전방을 바라보는 상태에서는 잠시 한눈을 팔아도 될 정도로 차가 달린다.

실내는 또 필요한 기능만 살뜰하게 채운 덕에 여백이 느껴진다. 공간감이 한층 더 살아나 쾌적한 느낌이었다. 운전석에서는 기아에서 처음으로 기어를 막대 모양의 ‘칼럼식’으로 바꿔 핸들 오른쪽 아래에 넣은 게 눈에 띄었다. 칼럼을 돌려 변속을 하는 방식이다. 그 효과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이 한층 더 넓어진 느낌이었다. 2열은 장거리 주행이 문제없을 정도로 안락했고, 3열은 성인 남성이 장시간 앉아도 크게 무리 없을 것 같았다.

장거리 주행을 할 때는 ‘디스크 보호 기능’이 실행된다. 시트 안의 공기 주머니 등이 부풀어오르는 걸 반복하는 방식으로 허리와 등 주변을 마사지 해준다. 시중에 판매되는 안마 의자 같이 피로 회복을 위한 목적이 아니고, 장시간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식이다. 2열 좌석도 20도 안팎의 각도로 눕힐 수 있어 패밀리카의 효용을 갖췄다.

19인치 타이어, 이륜구동 모델 기준으로 1회 충전시 501㎞를 갈 수 있다. 사륜구동 모델도 이 거리가 443~454㎞에 이른다. EV9 기본모델 가격은 7337만~8163만원이다(보조금 제외 기준).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대형 전기 SUV라는 점, 차 크기와 주행 성능 등을 감안했을 때 무리한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제네시스나 벤츠, BMW 등 포함해 저 가격대에 선택할 수 있는 매력적인 내연기관 고급 차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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