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지수 편입 호재라더니… 9종목 중 4종목 떨어졌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지난달 편입된 4종목 중 3종목의 현재 주가가 편입 발표일 주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좇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몰려 주가가 상승했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MSCI 지수 편입이 무조건 호재(好材)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 업체인 MSCI는 지난 8월 10일(현지 시각) 정기 리뷰에서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를 비롯해 JYP엔터, 한미반도체, 한화오션 등 4종목을 MSCI 한국 지수에 편입했다. 이중 에코프로(-5.19%), JYP엔터(-17.05%), 한화오션(-23.60%)의 주가가 편입 발표일(한국 시각 8월 11일) 종가를 밑돌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는 0.35% 내렸고, 코스닥은 1.02% 올랐는데, 이에 크게 미친다. 앞서 2월 편입된 카카오페이도 편입 발표 날 주가에 미치지 못해 올해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된 9종목 중 4종목이 편입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MSCI 편입 희비 엇갈려
앞서 올 2월과 5월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된 5종목의 주가 추이를 보면 차별화된 모습이다. 편입 결정 한 달 뒤 카카오페이와 KT 주가는 2.63%, 4.09% 내렸고,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05% 올랐다. 반면 이차전지 소재 기업 코스모신소재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편입 발표 한 달 뒤 41.08%, 35.49% 급등했다.
한 달쯤 지나 편입 이슈가 소멸된 후엔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렸다. 코스모신소재는 이차전지주 과열 논란과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현재 주가는 16만4200원으로 편입 발표 날 주가보다 2%쯤밖에 높지 않다. 카카오페이도 실적 우려 등으로 주가가 하향세였고, 현재 편입 때보다 25%쯤 하락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꾸준히 상승, 현재 편입 당시의 2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에너지 사업 실적이 양호한 데다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MSCI 편입 효과 예전과 달라져
MSCI 편입에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종목이 적지 않은 건 기대만큼 외국인이 편입 종목 주식을 사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앞서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MSCI 편입 종목에 유동시가총액(유통되는 주식의 시가총액)의 6~6.5%에 해당하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2·5월 편입 종목들의 외국인 순매수는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코스모신소재의 5월 유동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수 비율은 4.1%였고, 카카오페이(3.0%),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 포스코인터내셔널(1.9%), KT(0.7%) 등은 그보다 낮았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기대보다 적은 이유를 두 가지로 추정했다. 우선 편입 예상 종목에 매수세가 몰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MSCI를 좇는 펀드 중엔 패시브 펀드뿐만 아니라 액티브 펀드도 상당수”라며 “MSCI 편입 유력 종목에 매매가 몰리며 주가가 먼저 오르는데, 이들 액티브 펀드들이 주가가 과열됐다는 판단에 매수 규모를 줄였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로 MSCI를 좇는 자금 중 한국 지수가 포함된 스탠더드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가 과거보다 줄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연구원은 “MSCI 편출입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줄지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MSCI 편입 예상 종목에 투자한다면 한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MSCI 편입 유력 종목들은 편입 발표 이후에 성과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편입 확정 종목보다 앞으로 편입 가능성이 큰 종목에 주목하는 게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MSCI 한국 지수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한국 증시 상장 종목들의 시가총액 등을 고려해 만든 주가 지수로 104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자에 영향을 준다. 매년 2·5·8·11월에 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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