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3%대로 올라… 체감 생활물가는 4% 근접
실질 국민총소득도 다시 줄어
국제 유가 상승에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8월 소비자물가가 3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했다. 잡히는 듯하더니 물가가 추석을 앞두고 다시 반등한 것이다. 물가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 2분기(4~6월)에 실질 구매력을 뜻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 분기보다 줄어드는 등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지난 2월(4.8%)부터 7월(2.3%)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2%대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농산물과 수산물이 1년 전보다 각각 5.4%, 5.8% 오른 영향이 컸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으로 7월 중순 이후 국제 유가가 오른 것도 지난달 물가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7월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9% 낮았는데, 지난달에는 1년 전보다 11% 낮아 감소 폭이 줄었다. 다만, 지난해 워낙 석유류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1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가 자주 사는 144개 품목으로 이뤄져 체감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올라 4%에 근접했다. 올해 3월(4.4%)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농수산물을 비롯한 식품 가격 상승률이 1년 전보다 4.7% 오른 영향이다.
단,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1년 전보다 3.9% 올라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일시적인 요인이 완화되면서 10월 이후부터 물가가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올 2분기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가 473조6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0.7% 줄었다고 밝혔다. 실질 GNI는 작년 3분기(-0.4%) 이후 처음 감소했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실질 GNI가 줄어든 데는 4월 외국인 주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이뤄진 영향도 있다”고 했다.
이날 또 한은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경제가 겨우 성장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뜻하는 실질 GNI는 감소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안 좋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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