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입주’ 날벼락 검단아파트, 보상도 지지부진
LH, 철거 후 2028년 준공하기로
시공사 GS건설과 보상협의는 ‘아직’
입주예정자 “정부가 보상안 개입을”
5일 LH와 GS건설 등에 따르면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검단 아파트의 본격적인 철거는 내년 2분기 중 시작될 예정이다. GS건설이 철거를 위한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해 LH와 국토안전관리원에 제출하고, 이들 기관이 승인하면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간다. LH는 2025년 하반기까지 해체 공사를 완료한 뒤 재시공에 들어가 2028년 하반기(7∼12월) 새 아파트를 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1666채 규모인 이 아파트는 올 12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올 4월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며 전면 재시공이 결정됐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지붕을 받치는 기둥에서 보강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고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모든 단계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며 GS건설은 국토부로부터 최고 수준의 징계인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받게 됐다.
입주가 5년이나 지연된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재시공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보상계획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일에 맞춰 주거계획을 세웠던 상당수 입주 예정자들은 중도금, 대출 이자로만 한 달에 200만 원가량을 내면서 새로운 집까지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아파트는 전체 가구의 85%가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등에 대한 특별공급이 이뤄졌으며 무주택자가 분양을 받은 경우가 많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예정자들은 평생의 꿈으로 마련한 집이 무너지면서 삶의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 새 집으로의 이사만 기다리시는 아흔이 넘은 어르신에게 이 소식을 전하지 못한 가구도 있다”며 “지원에 대한 논의는 진전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GS건설은 조만간 입주예정자협의회에 큰 틀에서의 피해 보상 계획을 전달할 방침이다. 하지만 LH는 GS건설과 사전에 보상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피해 보상안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또 GS건설은 피해 보상과 철거, 재시공에 드는 비용을 약 5500억 원으로 산정해 이를 모두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LH는 세부적으로 피해 보상에 얼마나 투입되는지 등 구체적인 산정 내역조차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피해 보상을 포함해 전면 재시공에 드는 비용이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사고를 주도적으로 수습해야 할 시행사와 시공사 간 소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피해가 입주예정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국토부나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입주 예정자인 인천시민이 입주 지연에 따른 고통과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인천시와 서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주장이다.
LH 관계자는 “GS건설 측에 5500억 원에 대한 추산 자료나 피해 보상에 대한 자료 공유를 요청했지만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자료를 공유 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기준으로 피해 보상과 재시공 비용 등을 산정했지만 현재 단계에서 밝히긴 어렵다”며 “조만간 입주예정자협의회에 큰 틀의 보상안을 제시한 뒤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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