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정상회담에도…흑해곡물협정 재개 불발

이선정 기자 2023. 9. 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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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 재개 방안을 논의했으나 러시아 측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곡물협정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모든 협의 내용이 이행되면 즉시 실행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요구가 관철되기 전까지는 흑해곡물협정을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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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방제재 완화 요구 되풀이…에르도안은 “이견 좁혀 나갈 것”

- 푸틴·시진핑, G20 불참 발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 재개 방안을 논의했으나 러시아 측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곡물협정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모든 협의 내용이 이행되면 즉시 실행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요구가 관철되기 전까지는 흑해곡물협정을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흑해곡물협정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 흑해를 통한 안전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으로,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다.

러시아는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뿐 아니라 자국 곡물·비료도 원활히 수출돼야 했지만, 자국 관련 협의 내용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지난 7월 17일 협정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러시아 곡물과 비료 수출을 위해서는 서방이 제재 완화, 농업 장비·부품 수입 재개, 은행·보험 서비스 연결 등 조치를 해야 하지만 아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흑해곡물협정 중재자를 자처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9, 10일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협정 재개라 성과를 들고 가려했으나 불발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견을 좁히면서 곡물협정을 곧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튀르키예는 짧은 시간 안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해결책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유엔도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 일부의 해제를 추진 중이다. 이번 회담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농업은행의 SWIFT 재연결, 식품·비료 회사 자산 동결 해제 등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방안이 담긴 서한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 보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다만 두 정상은 아프리카에 러시아 곡물 100만 t을 보내는 러시아 측 계획은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카타르의 재정 지원을 통해 튀르키예가 러시아 곡물을 할인가에 제공받고 이를 가공해 아프리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부르키나파소 짐바브웨 말리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6개국에 무료로 곡물을 제공하는 협의도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식량을 무기로 빈곤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9,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대신 시 주석은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릴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집중하며, 여기에 푸틴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서 미국 주도의 서방국 대 중국·러시아라는 신냉전 구도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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