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 신작부터 ‘인니 특별전’까지, 69개국 영화 269편…역대급 라인업
- 영웅본색 특집·코리안 디아스포라 조명
- 개·폐막작 ‘한국이 싫어서’‘영화의 황제’
- 배우 판빙빙·뤽 베송 감독 등 부산 찾아
- 김해공항 면세점 상영 등 새로운 시도
- 내홍 극복에 초점 다양한 시선 담아내
- 이달 15일 상영표 공개·20일 예매오픈
다음 달 4일 개막해 13일까지 이어지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선택과 집중’ ‘내홍 극복’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모든 섹션에 다양한 시선을 담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그중 특별기획프로그램을 눈여겨봐 달라”고 말했다.
BIFF는 5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는 25개 스크린에서 총 69개국의 영화 269편을 상영한다”고 전했다. 세부 상영작은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87편 ▷월드 프리미어 8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7편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60편이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제외하면 초청작은 209편으로, 지난해보다 초청 규모(71개국 243편)가 줄었다. 남 직무대행은 “선택과 집중에 키워드를 놓고 준비했다. 초청 편수는 줄어도 라인업은 역대급”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개성 3색 특별전
개성 강한 3색 특별전이 가장 눈길을 끈다. 배우 주윤발을 비롯해 ▷코리안 디아스포라 ▷세계 인구 4위로 최근 동남아시아의 영화 강국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에 주목한 특별전이다.
먼저 홍콩영화 큰 형님인 배우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2023)와 걸작으로 꼽히는 ‘영웅본색’(1986) ‘와호장룡’(2000) 등 세 편을 ‘주윤발의 영웅본색’이라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주윤발은 지난해의 양조위에 이어 홍콩 배우로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선정, 축제 기간 부산을 찾아와 팬을 설레게 한다.
고국을 떠난 이민자에도 주목했다.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을 통해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조명한다. 배우 윤여정에게 지난해 미국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안긴 ‘미나리’(2020), 화제의 OTT 드라마 시리즈 ‘파친코’(2022) 등 재미교포 영화인의 활약이 돋보이는 영화를 초청했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파친코’의 저스틴 전 감독 , ‘서치’의 주연배우 존 조 등이 관객과 만난다.
최근 영화산업에서 급부상 중인 동남아시아 영화 강국 인도네시아를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BIFF 측은 공을 들였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의 문화정책 지원과 세계 네 번째로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자국 영화점유율이 과반을 차지하는 등 내수시장이 팽창 중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에드윈, 몰리 수리야, 카밀라 안디니, 조코 안와르 등 인도네시아 영화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감독의 장·단편작을 만난다. 남 직무대행은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은 올해 할리우드 영화산업 문제로 배우와 작가조합 등이 파업을 진행해 감독과 배우를 초청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성사됐다. 그동안 이민자에 집중 조명할 기회가 없었는데 특별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채로운 빛깔 깊은 맛
특별상영은 올해 세상을 떠난 배우 윤정희와 영화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윤정희의 대표작 ‘안개’(1967) ‘시’(2010)를 특별상영한다. ‘시’를 만든 이창동 감독이 스페셜토크에 직접 참석한다. 1960년대 데뷔해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연 윤정희는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세계적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연주 장면을 흑백에 담은 콘서트 필름 ‘류이치 사카모토:오퍼스’는 2023년 세상을 떠난 그의 클래식 연주회를 눈앞에서 직접 보는 듯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이 싫어서’(2023)는 2015년 출간돼 화제를 모은 장강명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자는 소설의 큰 주제를 ‘어떻게 살 것인가’로 압축했고, 영화는 그 질문을 신중히 붙든다. 20대 계나(고아성)의 한국과 뉴질랜드 생활을 교차 편집하며 두 나라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생생히 그린다. 장건재 감독의 작품이다.
2006년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2006)으로 부산 팬의 환호를 받은 닝하오 감독은 17년 만에 다시 폐막작 ‘영화의 황제’(2023)로 돌아왔다. 배우 유덕화가 주연이다. 유명 감독과 스타 배우가 영화 만들기를 주제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닝하오 감독의 폭발하는 에너지 사이에서 천연덕스러운 유덕화의 매력이 실감을 더한다.
▮판빙빙, 뤽 베송, 고레에다 히로카즈…
올해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괴물’로 다음 달 7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녹야’(감독 한슈아이)의 주연배우 판빙빙도 부산을 찾는다. 거장 뤽 베송 감독도 그의 신작 ‘도그맨’과 함께 일찌감치 부산행을 확정 지었다.
올해 6년째를 맞은 커뮤니티비프는 ‘관객 참여’라는 기본 정신에 집중하고, 동네방네비프는 김해국제공항 면세구역 등 실험적 공간에서 여행객을 만나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제28회 BIFF 상영 시간표는 오는 15일 공개되며 개·폐막식과 아시아콘텐츠어워즈&글로벌OTT어워즈 예매 오픈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시작된다. 일반 상영작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예매 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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