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실력 금빛 슛으로 증명할겁니다”

임보미 기자 2023. 9. 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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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26·LG)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3 대 3 농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홍석이 항저우에서 어떤 색깔이든 메달을 가지고 돌아오면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3 대 3 농구와 5 대 5 농구에서 모두 메달을 딴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서 처음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5 대 5 농구 대표팀 명단에는 양홍석이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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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 자카르타-팔렘방 3대3 농구 銀… 항저우에선 5대5로 우승 도전
전 소속팀 멘털 주치의 도움으로 혼자 끙끙 앓는 스트레스 털어내
“무릎-발목 부상도 이제 회복돼 매일 3점슛 감각 갈고닦아요”
리그를 대표하는 장신 포워드 양홍석은 추일승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23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교체선수로 합류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대3 농구로 은메달을 땄던 양홍석은 이번엔 5대5 농구로 금메달에 재도전하게 됐다.이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양홍석(26·LG)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3 대 3 농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부터 5년이 지나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5 대 5 농구 금메달에 도전한다. 양홍석이 항저우에서 어떤 색깔이든 메달을 가지고 돌아오면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3 대 3 농구와 5 대 5 농구에서 모두 메달을 딴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서 처음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5 대 5 농구 대표팀 명단에는 양홍석이 빠져 있었다. 그러다 문성곤(30·KT)이 발목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지난달 22일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KT가 LG로 떠난 양홍석의 빈자리를 문성곤으로 채웠는데 대표팀은 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대표팀 합류 소식이 들리던 날 경기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양홍석은 “불러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폼이 떨어져 있어서 (대표팀에 뽑힐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성곤이 형 대신 들어가게 됐으니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자농구 국가대표 양홍석이 소속팀 LG 훈련장인 경기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슈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 대 3 농구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양홍석은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5 대 5 농구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어 “그동안 대표팀에 나가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양홍석은 원래 그 정도’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거다. 이제는 폼도 많이 올라왔고 자신감도 많이 차 있다. 아시안게임은 농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 선수가 중요하게 여기는 큰 대회다. 100%의 몸 상태로 다시 한번 (내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남자농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추일승 감독은 장신 포워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터프한 농구’를 추구한다는 평을 듣는다. 바로 그 장신 포워드인 양홍석(195cm)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때 ‘추일승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어 추 감독 스타일이 낯설지 않다. 추 감독은 “지난 시즌 뛰는 걸 보니 아시아컵 때보다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정작 양홍석에게 지난 시즌은 잊고 싶은 기억에 가깝다. 개막 전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전 소속팀 KT가 결국 10개 팀 가운데 8위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팀 내 최고 연봉자(당시 5억 원)였던 양홍석도 ‘내가 부족해 팀 성적이 좋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시즌 내내 적지 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키 195cm의 포워드인 양홍석은 장신 포워드를 앞세워 ‘터프한 농구’를 추구하는 추일승 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 감독의 색깔과도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양홍석에게 도움을 준 건 KT의 ‘멘털 주치의’ 강경두 박사였다. 강 박사는 양홍석에게 “네가 코트에서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표출하면 너만 흔들리는 게 아니라 팀도 흔들리고 남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그런 걸 이겨내야 좋은 리더가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양홍석은 “강 박사님이 개인이 아닌 팀 주치의라 넓게 보신다. ‘사탕발림을 해줄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박사님을 더 좋아한다. 원래 힘들 때 말도 잘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성격인데 박사님에게는 더 마음을 열고 얘기했다”며 웃었다.

양홍석은 계속해 “고교(부산중앙고) 때부터 계속 좋은 선수라는 소리를 듣고 대학(중앙대) 때도 대표팀에 뽑혔다. 프로에 와서도 매 시즌 발전했는데 어느 순간 정체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은 올라오는데 나만 제자리라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 “지난 시즌에 속을 썩이던 무릎도 발목도 이제 다 괜찮다. 3점슛 감각도 매일 갈고닦고 있다. 이번에는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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