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러스틱라이프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2023. 9. 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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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라는 단어는 참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은 도시에서 중장년기를 보내고 노년에 시골로 거처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러스틱라이프(rustic life)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다.

다만 MZ세대의 러스틱라이프는 일반적인 귀농귀촌인의 삶과 차이가 있는데 자연과 가까운 시골의 소박한 삶을 마음껏 즐기지만 도시생활의 편리함도 놓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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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충남대 교수

'시골'이라는 단어는 참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촌스럽고 답답해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곳이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푸근하고 정감이 있어 언젠가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도시의 화려하고 편리한 생활이 여전히 우리나라의 도시인구 집중을 유인하지만 앞으로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는 도시민의 비중이 40%에 이른다고 분석한 보고서와 실제 귀농귀촌하는 사람의 수가 매년 40만명에서 5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보면 시골살이의 매력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은 도시에서 중장년기를 보내고 노년에 시골로 거처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러스틱라이프(rustic life)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다. 촌스러운 삶 또는 투박한 삶이라는 뜻의 러스틱라이프가 MZ세대의 관심을 받는 것인데 항상 새롭고 빠른 변화를 좇는 젊은 세대가 정반대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 신선하다.

다만 MZ세대의 러스틱라이프는 일반적인 귀농귀촌인의 삶과 차이가 있는데 자연과 가까운 시골의 소박한 삶을 마음껏 즐기지만 도시생활의 편리함도 놓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논밭뷰와 벼세권, 불멍과 촌캉스에 열광하지만 도시에서 누리던 문화생활은 인터넷과 IT기기 등을 통해 유지하려고 하고 작심하고 농촌에 들어가 남은 일생을 사는 대신 일단 가볍게 캠핑하듯 한 달 살이 정도로 시골생활의 맛을 보려고 한다. 여기서 러스틱라이프에 좀 더 끌리면 아예 귀농귀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오도이촌(五都二村)이라는 말처럼 주중 5일은 도시에서 살고 나머지 주말을 시골의 세컨드하우스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MZ세대의 러스틱라이프에 지자체와 관련업계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밀양시는 경남지역 외 19세 이상 성인이 밀양시에서 한달살이를 하는 경우 숙박비와 체험비를 지원하고 평창군은 수도권 청년을 대상으로 한 러스틱라이프 스튜디오를 설립해 러스틱라이프를 위한 교육과 한달살이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외 지자체들도 지역문화와 관광지를 포함한 현지생활을 체험하고자 하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숙박비와 체험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속속 도입하고 귀농인 또는 귀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시설과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해 러스틱라이프를 통해 지역의 삶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젊은 외지인들이 본격적인 귀농귀촌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한다. 러스틱라이프를 테마로 한 카페나 숙박업체도 늘고 있는데 다소 불편하지만 자연친화적인 한옥 등의 러스틱 시설을 마련해 방문자들이 러스틱라이프 일상을 수 시간에서 수일 동안 즐기도록 한다.

지역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의 위기에 들어선 기초자치단체가 전국적으로 90여곳에 달하는 상황에서 MZ세대의 러스틱라이프는 새로운 정책적 대안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조성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사업으로 대규모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MZ세대가 좋아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지방소멸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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