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신학림·김만배' 인터뷰 놓고... 대통령실 "대선 정치공작" 직접 언급

김성후 기자 2023. 9. 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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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별도 성명']
신씨 억대금품 받았단 혐의 외에
사실관계 나온 것 없는데도 공세
[과방위선 위원장이 "폐간" 발언]
뉴스타파 "취재원 금전거래 사과…
정치공세·검찰탄압 등엔 맞설 것"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대검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의 신학림-김만배 인터뷰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과 방송통신위원장, 여당이 ‘가짜뉴스’ 딱지를 붙여 대선 공작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 있던 지난 2021년 9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억대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 외에 사실관계가 밝혀진 게 없다. 그런데 검찰 주장을 근거로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대통령실), “중대 범죄행위”(방통위원장), “폐간”(장제원 국회 과방위원장)이라는 발언이 잇따른다. 모두 뉴스타파를 겨냥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2022년 3월6일 보도한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보도 캡처.

뉴스타파는 5일 신학림-김만배씨 인터뷰 보도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어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후윈회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한다”며 “이와 별도로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정치공세와 검찰의 폭력적 탄압에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대한 파상 공세는 지난 1일 검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방통위원장과 여당 국회의원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가세했다. 대통령실은 5일 ‘대통령 고위관계자 성명’을 별도로 배포했는데, 이 사안에 대한 대통령실의 의중이 읽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김만배와 신학림의 거짓 인터뷰 대선 공작은 대장동 주범과 언노련(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출신 언론인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마치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 윤석열 후보였던 것처럼 조작하고 대선을 사흘 앞두고 녹취록을 풀어 대선 결과를 바꾸려 한 것”이라며 “날조된 사실, 공작의 목표는 윤석열의 낙선이었다”고 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뉴스타파 보도는) 단순한 가짜뉴스가 아니라 대선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범죄행위, 곧 국기문란 행위”라고 했고, 과방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가짜뉴스를 고의로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만들고 행동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폐간을 고민해야 한다. 없애 버려야 한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이를 “눈엣가시 같았던 뉴스타파를 공론장에서 퇴출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뉴스타파는 “김씨와 신씨의 금전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완전히 허위였다거나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도 있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다”며 “뉴스타파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뜨리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신 전 위원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15일 김씨와 만나 인터뷰하고 이 내용을 뉴스타파가 공개했는데, 이 보도가 허위이며 그 대가로 김씨에게 1억65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뉴스타파는 2022년 3월6일 신 전 위원장이 김씨와 나눈 1시간 12분 분량의 대화 음성파일과 그 내용을 보도했다. 녹음 파일엔 김씨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온 과정,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등에 대한 김씨의 주장이 들어 있다.

김씨는 녹음파일에서 자신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부탁을 받고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 검사였던 윤 대통령과 박영수 전 특검을 잘 안다며 박 전 특검을 소개해줬고, 윤 대통령이 이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을 언급했다.

검찰은 김씨가 신 전 위원장과 만나 ‘허위 인터뷰’를 했고, 인터뷰 내용을 대선 직전에 보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신 전 위원장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취재진과 만나 “김씨에게 받은 돈은 책값”이라며 “김만배씨 인터뷰가 거짓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4일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김씨 사이의 금전 거래는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취재원 및 취재 정보의 객관성과 신뢰성, 정보의 가치 중립성을 훼손한 것으로 언론 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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