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24) 4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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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한 교사의 죽음 후 49일이 흘렀다.
한 달 반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세상은 교단의 죽음을 세 번 더 목격했다.
유서가 없어도 그 사람을 구성하던 세계가 나서서 죽음에 대해 증언한다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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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한 교사의 죽음 후 49일이 흘렀다. 한 달 반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세상은 교단의 죽음을 세 번 더 목격했다. 여태 시선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보지 못했을까. 들쳐본 적 없기에 드러나지 않았던 걸까. 쏟아지는 부고들 앞에서, 이 죽음들이 연결돼있는 것일까 질문한다.
어떤 죽음은 말을 한다고 했다. 유서가 없어도 그 사람을 구성하던 세계가 나서서 죽음에 대해 증언한다는 말일 것이다.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말한다는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도 그런 증언을 목격한 적 있다. 49일 전 서이초에 국화를 들고 찾아온 선배 교사들은 따라붙는 카메라 앞에서 동요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보여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헌화하고 눈물 흘리며 각자 추모의 뜻을 표했다. 마치 몸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필요하다면 나를 찍으세요. 이 죽음을 알리기 위해 기꺼이 찍히겠습니다.’
카메라를 드는 일을 하는 이들은 안다. 평범한 사람들이 렌즈 앞에 당당히 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고인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 이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낸 행위였다.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다는 그 몸짓에서 나는 교사들의 절망감과 간절함을 읽었다.
말 없는 죽음 앞에서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본다. 모두가 볼 수 없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일,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이유들을 들여다보는 일. 그것들을 잘해왔는지 돌이킨다. 또 다른 49재들을 앞두고 있다. 그땐 이 죽음들이 말하고자 했던 바의 반의반이라도 드러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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