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군인과 정치

천남수 2023. 9. 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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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하고 치러진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김영삼 후보의 슬로건은 '군정종식'이었다.

군정(軍政)은 군이 직접 통치행위를 하는 것을 이른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되면서 치러진 선거에서 김영삼 후보의 '군정종식' 슬로건은 오랜 기간 군의 정치개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상징한다.

그러나 야권 분열로 전두환 후계자인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군정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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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하고 치러진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김영삼 후보의 슬로건은 ‘군정종식’이었다. 군정(軍政)은 군이 직접 통치행위를 하는 것을 이른다. 역사적으로도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는 군이 직접 통치한 사례는 많다. 고려시대 무신정권이 있었고, 고려 말에는 위화도 회군으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도 장군 출신이다. 1945년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후 남쪽에는 미군정이 통치했다.

정부 수립된 후에는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의 국가재건최고회의가 군정의 시초였다. 2년 후 박정희는 군복을 벗고 선거에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군인 출신 대통령의 탄생이었다. 대통령이 된 그는 최측근이자 군 출신인 김종필을 초대 중앙정보부에 임명하는 등 행정부의 요직을 군 출신들로 채웠다.

1979년 박정희가 군 후배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종말을 맞자, 그 빈자리는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차지했다. 그도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고 권력을 장악했다. 이후 군복을 벗고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박정희와 비슷하다. 결국 ‘박정희 군정’에서 ‘전두환 군정’으로 이름만 바뀐 셈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되면서 치러진 선거에서 김영삼 후보의 ‘군정종식’ 슬로건은 오랜 기간 군의 정치개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상징한다. 그러나 야권 분열로 전두환 후계자인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군정은 계속됐다. 김영삼이 집권하고 나서야 군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전격 해체했다. 마침내 군의 정치개입은 ‘종식’됐다. 이후 군 출신들은 국회에 진출해 국방과 안보분야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을 뿐이다.

고(故)채수근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정계 진출설이 나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박 대령은 “충성, 정의, 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이라면서 일축했다. 오로지 군인으로서 명예를 되찾겠다는 그에게 정치의 굴레를 씌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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