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강래구 “영길이 형이 잘했대”… 이정근 “김남국은 해야 돼”
‘민주당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당내에 돈 봉투가 살포된 과정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총장)씨가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남국 의원 등에게 돈 봉투를 건네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녹취록도 나왔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재판에서 검찰은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취록’을 재생했다. 이 녹취록에는 이정근씨와 강래구씨,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이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를 살포하는 과정에서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날 법정에서 재생된 녹음파일에 따르면 강씨는 2021년 4월 10일 이씨와 통화하며 “내가 (이)성만이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돈 봉투) 좀 (지역본부장들에게) 나눠줬다고 (송)영길이 형한테 말했다”며 “‘성만이 형이 준비해 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강씨는 또 “(송)영길이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는데 많이 처리를 한 것 같더라”며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다니면서 (금품 등을) 준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강씨가 이성만 의원에게 받은 자금으로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한 것이 확인됐다”며 “사전 및 사후에 (돈 봉투 살포가) 송 전 대표에게 보고될 정도로, 이 범죄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는 윤관석 의원과 이씨의 통화 내용도 공개됐다. 돈 봉투가 처음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2021년 4월 28일, 윤 의원은 이씨에게 “아침 회의에는 김남국, 윤재갑 등 4명은 못 나왔어”라며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거기(김남국‧윤재갑)는, 호남은 해야 해”라고 재촉했다. 당 대표 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이 고향인 김 의원 등에게는 돈 봉투를 건네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또 “(임)종성 등은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돈 봉투) 3개를 빼앗겼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당초 예정되지 않은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주는 바람에 추가로 금품이 필요해져 이씨에게 요청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그해 4월 28~29일 이틀에 걸쳐 동료 의원들에게 3000만원씩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캠프의 선거 운동이 강씨를 포함한 소규모 ‘기획 회의’에서 논의되고 결정됐다고 밝혔다. 녹취록에서 강씨는 이씨에게 “(채팅방에) 윤관석, 이성만, 임종성, 허종식, 굳이 더 넣으면 이용빈 정도만 딱 넣어서, 이건 기획 회의방”이라며 “이 방은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서로 의견 공유하겠다고 해서, (윤)관석이형 중심으로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검찰은 윤 의원을 통해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는 방안이 기획 회의에서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명보 “손흥민, 부상 문제 없다고 하더라... 오늘 훈련 후 출전 여부 결정”
- 中 저가 공습에… 현대제철, 포항 2공장 문 닫는다
- 내년부터 이화여대에 AI·비즈니스 분석 결합한 석박사 과정 생긴다
- KB국민, 가계대출 제한 일부 완화
- ‘김가네’ 김용만 회장, 술 취한 여직원 성폭행 시도 혐의로 입건
- 韓총리 “트럼프가 파리협정 탈퇴해도 한국은 탄소 중립 정책 계속할 것”
- 뉴진스 멤버들 “14일내 시정 없으면 전속계약 해지하겠다”
- “우즈 주도 TGL은 스크린골프 산업에 엄청난 기회”
- 현직 경찰관 ‘음주 운전’ 추돌 사고... 면허취소 수치
- “패도 돼?”… 주짓수 선수가 ‘남녀 공학 반대’ 여대 학생회에 단 댓글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