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범죄자 취급 못 참아"...과학계 연대 꾸려 한목소리
[앵커]
정부가 비효율과 나눠주기식 사업을 없애겠다며 내년도 연구개발, R&D 예산을 크게 줄인 데 대해 과학계가 본격적인 저항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길게는 수십 년 걸리는 연구 생리를 인정하지 않고, 예산 삭감에 대한 정당한 기준도 없이 과학자들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겁니다.
양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로나19 이후 미래 감염병 대응 관련 R&D 사업들의 내년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습니다.
이미 2년 동안 수백억 원이 들어간 연구들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채 중단되거나 폐지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이 16.6%나 삭감 책정됐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래 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과학기술계 '이권 카르텔' 언급 이후 갑자기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겁니다.
이에 과학기술계가 사상 처음으로 성향과 관계없이 모여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2개 출연연구기관의 9개 과학기술 노조와 과기정통부 공무원 노조, 이공계 학생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까지 대략 2만 명 정도입니다.
[성주영 / 과기정통부 공무원 노동조합위원장 : 현 정부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묵묵히 이바지해온 연구 현장을 비도덕적 카르텔로 매도하며 예산 삭감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연대회의는 과학기술계를 카르텔로 매도한 정부의 공식 사과와 함께 삭감된 R&D 예산을 원상회복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하위 20% R&D 사업의 강제 퇴출은 연구자를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등 연구 현장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성모 /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회장 : (연구) 성과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나옵니다. 그러면 잘리는 것들은 씨드, 씨앗들이 다 잘리게 되는 건데요. 그래서 하위를 자르는 그런 개념은 과학기술계에는 절대 적용되면 안 되는 거고요.]
일방적인 예산 삭감으로 학생 인건비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됐다며, 이로 인해 미래 인재가 과학기술계를 떠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어확 /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 수석부위원장: 돈이 없어서 (연구원을) 계약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가장 먼저 계약이 해지되고, 근로시간이 줄게 되고 그런 부분이 있는데.]
연대회의는 연구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대국민 상대 홍보전에 나서는 등 R&D 정상화를 위한 연대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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