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천둥·폭우·강풍→올해 최장 1시간46분 중단→강제 불펜데이→김현수 결승타→고우석 5아웃 세이브' LG, 5대4 승리. KT 4연패. 1-2위 6.5게임차[수원 리뷰]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갑작스런 폭우로 1시간56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연패 탈출 팀이 가려졌다.
1위 LG 트윈스가 2연패에서 탈출했다. 2위 KT 위즈는 4연패에 빠졌다.
LG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서 6회초 김현수의 적시타로 앞선 1점을 불펜의 힘으로 끝까지 지켜내며 5대4로 승리했다. LG는 2연패에서 탈출하며 68승2무43패로 70승을 향해 전진했다. KT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제 LG와 KT의 승차는 6.5게임으로 벌어졌다. KT는 이날 승리한 3위 SSG 랜더스에 1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야구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5일 수원 LG 트윈스-KT 위즈전이 경기중 쏟아진 폭우로 무려 1시간 46분간 중단된 끝에 노게임 위기를 넘기고 9시30분부터 경기를 이어가 승부를 가렸다.3회말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됐으나 LG가 4-2로 앞선 상황에서 3회말이 끝난 직후 폭우가 내렸고, 오후 7시44분 경기가 중단됐다. 40분가까이 폭우가 계속됐으나 이후 곧 잦아지더니 비가 그쳤고, 그라운드 정비를 한 뒤 9시30분부터 4회초가 진행됐다.
지난 주말 3연전서 LG와 KT 둘 다 웃지 못했다. LG는 한화에 1승후 2연패를 당했고, KT는 키움에 3연패의 충격에 빠졌다.
1,2위 대결인만큼 가장 중요한 3연전의 첫 날, 우천 등으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최원태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로 나섰다.
KT는 이날 강백호와 김상수를 1군에 올렸다. 강백호는 지난 주말 2군에서 3경기를 치러 8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몸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올렸다"고 밝혔다. 박병호가 1루 수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어 당분간 강백호가 선발로 출전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도 대타로 대기. 조용호(우익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윤석(1루수)-이호연(2루수)-배정대(중견수)-장준원(유격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LG는 선발 최원태에 허도환을 맞춤 포수로 붙였다. 박동원의 자리인 7번에 배치. LG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과 허도환의 리드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허도환이 좀더 낮은 자세라 최원태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박동원도 일주일에 한번은 쉬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는 허도환만 바뀐 채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허도환(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으로 구성.
2회부터 공방이 시작됐다. LG는 2회초 1사후 5번 문보경이 중월 선제 솔로포로 포문을 열었다. 6번 오지환의 우전안타와 7번 허도환의 포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쿠에바스의 폭투로 만든 1사 3루서 8번 문성주의 2루수앞 땅볼로 1점을 추가해 2-0을 만들었다.
KT도 홈런으로 응수했다. 2회말 선두 박병호가 역시 중월 솔로포를 날렸다. 이후 안타 2개로 2사 1,2루를 만들었지만 9번 장준원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동점에 실패.
LG가 3회초 달아났다. 4번 오스틴과 5번 문보경의 연속안타에 6번 오지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찬스가 만들어졌고, 7번 허도환이 큼직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3-0을 만들었다. 이때 1,2루 주자도 태그업해 1사 2,3루가 됐다. 8번 문성주의 유격수앞 땅볼로 1점을 더 추가해 4-1.
KT도 3회말 선두 조용호의 볼넷과 2루 도루, 황재균의 우전안타로 1점을 얻어 2-4를 만들었다. 황재균의 이 안타는 자신의 통산 2000안타였다. 역대 KBO리그에서 2000안타 고지를 밟은 18번째 선수가 됐다. 역대 9번째로 2000안타-1000타점-1000득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2사 1,2루서 6번 오윤석 타석 때 이강철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강백호를 대타로 출전시킨 것. 강백호는 풀카운트의 끈질긴 싸움을 했으나 떨어지는 123㎞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씁쓸한 표정을 지은 강백호의 헬멧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폭우가 됐다. 3회가 끝나 그라운드 정비시간이었지만 이내 심판이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대형 방수포가 그라운드를 덮었다. 강풍이 불어 방수포를 펴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30분 넘게 강하게 내린 비는 40분이 넘자 잦아들었다. 비가 거의 그칠 무렵 심판진이 나와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을 했으나 외야 잔디에 물이 가득 고여 있는 상태.
비는 그쳤지만 경기를 진행하기에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심판진이 한차례 더 외야로 나와 상태를 확인했고, 최종 결정은 경기 속행. 긴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필요했고, 이를 기다린 팬들은 9시30분부터 다시 야구를 즐겼다.
경기중단 1시간46분은 역대 최장 경기중단 6위의 기록이다. 역대 최장 경기 중단은 1시간56분으로 1987년 8월 15일 삼성-빙그레전(2번 중단)과 지난해 7월 23일 KT-한화전 등 두차례 있었다. 한번 중단 최장 시간으로는 이 경기가 역대 3번째다.
당연히 선발 투수 둘 다 교체됐다. 쿠에바스는 3이닝 동안 7안타(1홈런) 2볼넷 4실점한 뒤 4회초 이상동으로 바뀌었고, 최원태는 3이닝 동안 5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유영찬이 4회말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4회초 LG가 홍창기와 신민재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3,4,5번이 해결하지 못해 무득점으로 끝나자 KT가 4회말 배정대의 솔로포와 황재균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5회초에도 선두 오지환이 안타로 출루하고 허도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또 잡았으나 범타로 무산.
6회초 LG가 드디어 다시 리드를 잡았다. 홍창기의 좌중간 2루타에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서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가 터져 5-4를 만들었다.
1점의 리드를 LG의 최강 불펜이 막았다. 5회말 정우영이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뒤 6회말엔 김진성이 이호연 배정대 장준원을 연속 삼진으로 끝냈다. 7회말엔 백승현이 1번 조용호 2번 황재균, 3번 알포드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8회말 등판한 박명근이 흔들렸다. 선두 박병호를 2루수앞 땅볼로 잡았으나 장성우에게 좌익선상 2루타, 대타 김민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저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염경엽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곧바로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이호연과의 대결. 1B1S에서 3구째 가운데로 가는 큰 바운드의 땅볼이 나왔고, 달려온 유격수 오지환이 공을 잡으며 2루를 스친 뒤 1루로 던져 혼자 병살을 만들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고우석은 9회말 안타 1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3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홍창기는 5타수 3안타로 타율 3할3푼3리로 타격 3위로 올라섰다.
우천으로 인한 강제 불펜데이에서 LG 불펜이 2점을 내주고 KT 불펜은 단 1점밖에 내주지 않았으나 아쉽게도 KT가 내준 그 1점이 결승점이었다.
경기후 염경엽 감독은 "경기초반 문보경의 홈런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가져왔지만 초반 잔루가 많으면서 어려운 경기가 되었다. 앞서가는 흐름이 필요했는데 6회 김현수가 결정적인 적시타로 결승점을 만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면서 "5회 이후 승리조들이 실점없이 자기역할을 해준 것이 승리의 바탕이 되었고 특히 8회 승부처라 생각하고 고우석을 한템포 빠르게 투입했는데 터프한 상황을 이겨내고 아웃카운트 5개를 해결해준것이 오늘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이었다 고우석에게 수고했다고 칭찬하고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중 원정에 우천중단으로 늦은 시간임에도 끝까지 남아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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