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친해봐야 도움 안 되네”…이탈리아, 일대일로 관둔다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3. 9. 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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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P = 연합뉴스]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기로 가닥을 잡는 대신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새로운 경제협력 토대를 마련하려 부심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3~4일 일대일로 탈퇴에 상응하는 경제 협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 당국과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출범시킨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거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타야니 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대일로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9년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가입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미국은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서 탈퇴하도록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지난해 집권한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행정부 내부에서도 일대일로 탈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대일로 가입이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대중 수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참여 결정에 대해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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