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DJ·YS 단식은 간명, 이재명 단식은 두루뭉술”…“출구 전략은 ‘탈진’ 뿐”

“이 대표 스스로 조건없는 단식이라 밝혀, 대통령이 받을 수 있는 게 없어 난감”
체포동의안 부결 분위기에 “이 대표가 약속한 것 지켜야 해”

고(故) 김영삼(왼쪽) 전 대통령이 1983년 5월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던 당시 모습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0년 10월 단식투쟁을 이어가다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당시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이 6일 차에 접어든 5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들과 이 대표의 단식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핵심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지만, 외연 확장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지금까지 YS(김영삼 전 대통령)나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런 분들은 단식 목적이 간명하고 단순했는데 이번(이 대표 단식)에는 두루뭉술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어느 것 하나 용산(대통령실)이 ‘알았다, 그래 내가 받을게’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대표가 스스로 조건이 있는 단식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 더욱 난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가) 기한이 없는 단식, 조건이 없는 단식이라고 공언을 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종전과 같이 상대방에서 손을 들어주고 일정 부분 수용해서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단식의 출구 전략은 결국 이 대표의 ‘탈진’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조 의원의 전망이다. 그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며 “(이 대표가)탈진해서 쓰러지고 이건 생명이 위독하겠다고 해서 실려가는 것 외엔 지금 달리 방법이 없지 않나”라고 전망했다.

“그런 결말이 의미가 있냐”는 사회자 질문에 조 의원은 “단식이란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 아니냐”며 “거기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이 좀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이 대표의 본심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과 관련해 조 의원은 “지금 (검찰 조사를) 점점 더 감내하기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런 거 저런 거 다 빼고 나면 정말 날짜가 며칠 없을 것 같은데, 검찰은 아마 이번 주중에 한두 번 더 소환 요구를 하고 일정 조율을 시도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이 대표 쪽에선 본회의 일정이 있다고 아마 거부할 것 같고, 다음 주에 나가겠다고 할 텐데 다음 주에는 아마 기력이 거의 탈진 상태니 힘들고 이래저래 굉장히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 힘든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대표 단식을 계기로 체포동의안 부결론이 나오는 데 대해서 조 의원은 “당내에서 부쩍 부결 목소리 커졌다는 건 잘 모르겠다”며 회의적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어쨌거나 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지금 단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 오면 가결시켜야 된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기가 굉장히 야박한 것 아니겠나”며 “그러니까 대놓고 이야기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 6월 국회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명백히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어쨌든 체포동의안이 들어오면 가결 시켜달라고 먼저 말씀을 하셔야 한다는 생각들은 널리 퍼져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주도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서도 조 의원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리특위 전체회의를 열어서 소위 의결 결과를 보고해야 된다”며 “소위에서 심의해 결론을 냈다고 보고하면 전체회의에선 이에 대해 윤리특위 위원들이 이야기해 재론하자고 해서 원점 재검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거기서 표결을 해서 어떤 식으로든 다시 살려 본회의로 회부해야 된다”며 “어쨌든 제명을 의결하고 본회의에 회부를 해야 우리 당이 산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