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 12년만에 첫 인정

▲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아픔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와 폐암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환경부는 5일 제36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뒤 폐암으로 숨진 30대 남성 1명의 피해를 인정하고 구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건, 지난 2011년 관련 피해 사례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후 12년 만입니다.

앞서 지난 2021년 7월 20대 여성 1명이 폐암 피해를 인정받았지만, 이 사례의 경우 정황상의 인과관계로만 인정됐던 터라 다른 폐암 사례까지 폭넓은 적용이 불가능했습니다.

폐암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인정되는 데는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고려대 안산병원 가습기 살균제 보건센터가 진행한 연구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쥐의 기도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PHMG를 각각 다른 농도로 2주 간격으로 나눠 투여했는데, 연구 시작 20주 뒤 모든 쥐에서 폐 염증과 섬유화가 확인됐습니다.

또 40주 뒤에는 일부 쥐에서 폐 악성종양이 발견돼, PHMG에 노출된 기간이 길고 노출량이 많을수록 폐암 발생 확률이 커진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 구제급여 신청자 가운데 폐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모두 206명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위원장인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206명에 대해 정부가 전향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환경부는 "폐암이 발병했다고 모두 피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고 개별적으로 모두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PHMG에 노출된 피해자와 나이가 어린 피해자, 담배를 피우지 않은 피해자 등 이견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자부터 먼저 구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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