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임옥상 남산 조형물 철거..."위안부 역사 지우기"

김다현 2023. 9. 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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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 부하 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1심 유죄
서울시 "성범죄 작가 작품 존치해선 안 돼"
서울시립 시설에 설치된 작품 6점 모두 철거
시민단체 "조형물 철거는 위안부 역사 지우는 일"
"위안부 할머니 그림·글귀도 들어간 작품"

[앵커]

서울시가 강제추행 유죄 판결을 받은 민중 미술가 임옥상 씨의 위안부 관련 조형물을 오늘(5일) 강제 철거했습니다.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위안부의 아픈 역사를 지우는 일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남산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추모 공원, '기억의 터'.

굴착기 한 대가 견고한 조형물을 깨부수기 시작합니다.

서울시가 작가 임옥상 씨의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작품 강제 철거에 나선 겁니다.

새벽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이뤄진 철거 작업은 3시간 정도 만에 모두 끝났습니다.

서울시가 작품을 철거한 건 임 씨가 부하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두는 건 공간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입니다.

[이상은 / 서울시 양성평등담당관 : 성추행 작가의 작품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기억의 터에 존치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억의 터' 조형물을 마지막으로, 서울시립 시설에 설치된 임 씨의 작품 6점은 모두 철거됐습니다.

그러나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기억의 터' 조형물 철거가 위안부 역사를 지우는 일이라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형물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과 글귀도 들어가 있다면서 임 씨만 제작에 참여한 게 아니라고도 주장합니다.

이런 이유를 들어 전날 반대 집회를 열면서 철거 작업이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경찰과 서울시는 철거 저지에 대비해 현장에 인력까지 배치했지만, 시민단체들이 현장을 찾지 않아 철거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최영희 /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장 : 생업 때문에 일하시는 분들하고 부딪히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조형물 철거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철거 이후 SNS에 글을 올려 위안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가 성추행을 인정한 작가의 작품 철거를 막고 있다면서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시는 '기억의 터' 자체는 유지하되, 작가에 대한 검증을 거쳐 대체 작품을 설치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촬영기자 : 온승원

영상편집 : 홍성노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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