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명퇴’ 유도하는 은행들, ‘대거 신규 채용’ 반복 까닭은
올 들어 5대 은행서 2500명 짐 싸
IT 직군 등 2180명 이상 충원 계획
사회 공헌 차원 청년들 채용 확대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은 시중은행들이 점포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대규모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중심의 인력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당국이 은행권에 사회적 책임을 주문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서는 올 하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채용 규모를 1000여명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4일 신한은행은 250명 규모로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을 시작했다. 오는 20일까지 서류접수를 받고 있는 하나은행도 올 하반기 180여명 채용에 나섰다. 우리은행도 하반기 신입행원으로 250여명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조만간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이달까지 희망퇴직이 실시된 5대 시중은행에서는 2500명이 넘는 은행원들이 짐을 쌌다. 지난 7~8월에도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들은 희망퇴직을 받아 지난달 31일까지 각각 230여명, 339명이 퇴사했다. 특히 신한은행이 하반기에 추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받은 이유에 대해 온라인 금융이 확산되면서 점포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8년 12월 말 기준 3666곳에 달하던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점포 수는 올해 2분기 2818곳으로 848곳(23%) 감소했다. 특히 2018년 36곳, 2019년 50곳이었던 폐쇄 점포 수는 2020년 161곳, 2021년 169곳, 지난해 154곳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격히 늘어났다. 희망퇴직 대상에는 1983년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들을 대거 내보냈던 은행들이 하반기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인력구조 재편을 내세운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인력을 중심으로 수혈을 받아 은행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일반전형, SSAFY 특별전형), ICT 특성화고 수시채용 등을 통해 디지털 인력 채용 폭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디지털·ICT 직군과 정보기술(IT) 특성화고 전형을 통해 디지털 인력을 채용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주문해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일정 규모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권이 채용을 줄일 경우 질 좋은 청년 일자리가 대폭 줄어드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직군 채용을 늘리곤 있지만 아직까진 일반 행원을 디지털 계열보다 2~3배 정도 많이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으로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린 측면이 있다”면서 “꼭 희망퇴직 인원에 비례해서 채용하는 건 아니지만 희망퇴직자 1명의 임금이 신규행원 2~3명 수준인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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