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과 밀착 중인데…윤 대통령 “한·중·일 협력 궤도 올려야”

유정인·박은경 기자 2023. 9. 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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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7일 인니·인도 순방길
자카르타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공군 1호기 편으로 도착, 환영하는 무용수들의 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소 14개 다자회의·회담
한·아세안 연대 구상 계기도
한·중 두번째 정상회담 불발
“복잡하게 얽힌 국제 환경 속
도식적 외교 접근법 우려 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인도네시아·인도를 차례로 찾는 5박7일 순방일정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나선 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불참으로 한·중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다만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등 여러 계기에 중국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한·중 간 메시지 교환 여부와 수위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자카르타로 출국했다. 5박7일 동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를 비롯해 최소 14건의 소다자회의·양자 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오는 11일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했다. 6일에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 각각 참석한다. 7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예정돼 있다. 8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한다.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이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실현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두 번째 한·중 정상회담은 시 주석의 G20 불참 방침에 따라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첫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를 나눴지만 이후 10개월간 접촉이 없었다.

시 주석 불참에도 이번 다자회의 기간은 한·중이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리창 중국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시 주석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이 의장국을 맡아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일·중 3국 간 협력도 다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한 한·미·일 대응에 관련한 질문에도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특정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다음 외교 임무로 직접 한·중·일 협력을 지목한 것이다.

그러나 미·중 전략경쟁 고착화 속에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로 만든 스크럼으로 중국에 대항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세계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로 갈라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속력을 내고, 한·미·일 군사협력에 맞서 북·중·러 연합훈련도 현실화할 조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중·일 간 의미 있는 협력을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외교 관계를 단순하게 도식하는 현 정부의 외교 기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외교는 동시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한데 스티커 하나씩 모아서 포도송이를 완성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이분법적 세계에 놓인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수록 다른 한 축과의 관계는 악화하는 구조에 한국의 외교안보경제가 놓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재호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장은 “외교는 모든 요인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하나를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미국이랑 다 됐으니 이제 중국이랑 하겠다는, 숙제하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정인·박은경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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