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지운 페디, KBO리그 외인 투수 최초 트리플 크라운 눈앞

김하진 기자 2023. 9. 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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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에릭 페디. NC 다이노스 제공



8월의 마지막을 최악의 투구로 마쳤던 NC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가 다시 리그 최고 외인 투수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

페디는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2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같은 날 경기가 비로 취소된 KIA를 밀어내고 5위에서 4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또한 지난 7월6일 고척 경기부터 키움을 상대로 5연승을 이어가며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한화전부터 홈경기 5연승을 달성하며 홈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무엇보다 NC가 가장 반가운 건 페디가 제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7월까지 17경기에서 14승2패 평균자책 1.74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활약하던 페디는 8월 들어서는 두 차례나 대량실점하며 주춤했다.

8월의 시작인 2일 롯데전에서 4이닝 9안타 1홈런 1볼넷 2삼진 5실점으로 난타당했고 31일 KIA전에서는 3이닝만에 8안타 3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페디의 올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 기록이다.

하지만 9월이 시작하자마자 페디는 다시 이름값을 했다. 9월 첫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달성했다.

이날 페디는 큰 위기 없이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매 이닝 삼진아웃을 잡아내며 키움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투구수 97개만으로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 155㎞의 투심 패스트볼(37개)과 커브(35개), 체인지업(11개), 커터(10개)를 고루 섞어 던졌다.

덕분에 NC 타선에서는 단 2점이면 충분했다. 키움 선발 이안 맥키니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페디와 맞섰지만 6회 NC 박건우가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팽팽한 0의 균형을 깼다. 마무리 이용찬이 1점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가까스로 한 점차를 지켜냈다.

페디는 이날 승리로 타이틀 경쟁에서도 앞서갔다. 평균자책은 2.39에서 2.28까지 낮추며 두산 라울 알칸타라(2.37)와 키움 안우진(2.39)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다승에서도 시즌 17승째(6패)를 따내며 선두 자리를 굳혀나갔다. 이날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이 부문 1위 안우진(164삼진)과의 격차를 4개로 좁혔다. 안우진은 부상으로 이미 시즌아웃된 상태다. 페디가 삼진을 5개만 추가하면 이 부문 1위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평균자책과 다승, 그리고 탈삼진까지 1위를 꿰차게 된다면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선동열(1986, 1989~1991년)과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4번째 기록을 달성한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외국인 투수로만 따지면 트리플 크라운은 최초의 기록이다. 페디가 이 모든걸 다 이룬다면 정규시즌 MVP 경쟁에서도 한 걸음 앞서게 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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