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S로 떠났던 코리안 음바페' 정상빈 "내가 메시와 붙을 기회 생긴다면…" [SPO 현장]
[스포티비뉴스=창원, 박대성 기자] 정상빈(21, 미네소타 유나이티드)가 미국 무대를 말했다. 아직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 인터 마이애미)와 마주할 기회는 없었지만, 붙어 본다면 좋은 경험이 될 거로 확신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2세 이하(U-22)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본선을 향한 닻을 올렸다. 6일부터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U-23 아시안컵 B조 예선 3경기를 치른다. 이들이 만날 상대는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미얀마다.
아시안컵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라가야 올림픽 진출권을 바라볼 수 있다.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직행 진출권은 U-23 아시안컵 3위 팀까지 주어진다. 4위 팀은 아프리카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이겨야 올림픽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
정상빈은 13세 이하(U-13)부터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을 밟았다.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성장했고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코리안 음바페'라는 별명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여름 울버햄튼으로 이적해 스위스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에서 뛰었지만 잦은 부상과 출전 시간 부족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당시에 심정은 어땠을까. 정상빈은 "수원을 떠나고 모든 상황이 힘들었다. 스위스에 있으면서 경기도 많이 못 뛰고 부상도 있었다. 많은 경험을 했다. 대표팀 형들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해외 생활은 정말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힘겨웠던 유럽 생활을 뒤로하고 올해 3월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로 적을 옮겼다. 이에 정상빈은 "올해 초 미국으로 이적하면서 좋은 기회를 받았다. 상황에 변화가 있었다.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는 처음부터 날 잘 대우해줬다. 스위스보다 훨씬 나았다"라고 만족했다.
최근에 MLS는 '축구의 신' 메시로 뜨겁다. 메시는 2022-23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행선지를 결정했다. 프로 커리어 처음으로 유럽 밖에서 뛰게 됐다. 인터마이애미는 공식 채널을 통해 메시 영입을 암시했고, MLS 사무국은 "메시가 올해 여름 인터마이애미로 합류할 의사가 있다는 걸 알렸다. 우리는 정말 기쁘다. 공식적인 합의까지 마무리 작업이 있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이 MLS에 오는 걸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자라 역대 최고 반열에 올랐다. 바르셀로나에서만 600골이 넘는 골을 넣었고 등 번호 10번으로 아이콘이 됐다. 주제프 바르토메우 회장 시절 방만하고 철학 없는 팀 운영에 환멸을 느껴 바르셀로나를 떠나려고 했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고 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원 클럽맨으로 은퇴를 꿈꿨지만 계약서에 서명할 수 없었다. 바르토메우 회장 시절에 지불했던 돈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겹치면서 프리메라리가 샐러리캡을 충족하지 못했다. 자유계약대상자(FA)로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게 된 배경이다.
2021년 파리 생제르맹과 2+1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결정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에 메시를 얹힌 '우주 방위대' 유럽 최고 공격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잔루이지 돈나룸마까지 데려왔지만 그토록 바랐던 빅이어를 들지 못했다.
그래도 파리 생제르맹은 메시와 함께하고 싶었다. 메시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 뒤에 파리에 남으려고 했지만 계약 만료에 임박할수록 사이가 틀어졌다. 메시는 파리 생제르맹의 1년 연장 계약에 미온적인 반응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 홍보대사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자 내린 출전 정지 중징계는 결별의 신호탄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품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메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알-힐랄이 2년 계약에 연봉 8000억 원이 넘는 제안을 했다. 프랑스에서는 메시가 알-힐랄과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올여름 메시의 1순위는 바르셀로나 복귀였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결단을 내렸다. 메시는 "난 2021년 그날이 또 재현될까봐 두려웠다. 2년 전 경험을 한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다리는 상황에 지쳤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며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행을 결정한 이유를 말했다.
바르셀로나도 공식 채널을 통해 메시 상황을 알렸다. 이들은 "월요일에 메시 에이전트이자 부친인 호르헤 메시와 만났다. 바르셀로나에 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달 받았지만, 우리에게 인터 마이애미 입단 결정을 말했다. 라포르타 회장은 메시가 최근 받아온 압박과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수요가 적은 리그에서 경쟁하길 원하는 뜻을 이해하고 존중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행운을 빈다"라고 설명했다.
메시는 "난 바르셀로나 복귀를 정말 원했고,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됐다. 하지만 구단이 선수들을 방출하거나 연봉을 낮춰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일을 또 겪고 싶지 않았고, 모든 걸 책임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 생제르맹은 내가 원한 결정이 아니었다. 난 바르셀로나에 남고 싶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미국에서 정말 행복하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 왔고, 우리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훨씬 쉬웠다. 8번째 발롱도르를 받으면 좋겠지만 나에게 큰 의미는 없다. 팀 우승이 더 중요하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다. 나는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이루고자했던 목표를 이뤄냈다. 이제는 인터 마이애미에서 새로운 목표를 위해 가고 있다"라며 MLS 진출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메시를 영입한 인터 마이애미는 거침없이 도장깨기를 했다. 메시는 압도적인 공격 포인트를 앞세워 인터 마이매이에 창단 첫 리그스컵 우승을 안겼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US오픈컵 준결승에서도 2도움을 기록하며 위기의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오는 27일 결승전까지 이겨낸다면 두 번째 우승컵을 인터 마이애미에 안기는 셈이다.
먼저 MLS에 갔던 정상빈에게 미국 축구 열기와 메시 열풍을 물었다. 정상빈은 "메시가 와서 활발해졌다기보다 MLS는 그 전부터 엄청 큰 시장이었고 좋은 무대였다. 메시가 온것도 큰 메리트지만 MLS 자체를 좋게 생각하고 있다. 큰 고민없이 이적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메시의 MLS 합류 뒤에 느낀 점은 딱히 없었다. 정상빈의 소속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와 메시의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는 다른 지역 리그에 속했기에 만날 일이 없었다. 정상빈도 "리그가 달라서 마주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만약 상대 팀으로 만날 수 있다면 또 다른 경험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동안 힘겨웠던 날들과 MLS 이적을 말한 뒤에 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말했다. 정상빈은 "저번 대회 형들이 출전했던 모든 대회를 봤다. 올림픽은 쉽지 않은 대회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꿈꾸는 무대다. 어떻게든 그 무대를 밟아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황선홍 감독이 원하는 경기력을 마음껏 펼쳐보일 각오다. 정상빈은 "더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모습, 오프더볼에서 움직임을 나에게 강조하시는 것 같다. 그런 점을 더 어필하고 노력하고 보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황 감독은 경남 창원 그랜드머큐어호텔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예선 B조' 공식 기자회견에서 "U-23 챔피언십 본선을 위해 모든 팀이 잘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도 본선 진출을 위해 이번 예선이 중요하다. 홈에서 하는 경기다. 모든 경기를 이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도 연령별 대표팀이 많다. 소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K리그 감독님들 도움 덕에 선발 할 수 있었다. 100%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결과, 상황에 대한 변명이 될 순 없다. 홈에서 하는 경기를 잘 준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카타르는 본선 무대 홈 팀이다. 장기적으로 준비를 하는 팀이다. 경계 대상이다. 챔피언십 본선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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