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법률지원 한다면서… 숨진 용인교사 '감사 통보' 그쳐
[박종현 기자(qwg1029@daum.net)]
최근 학부모 민원과 고소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경기 용인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숨진 채 발견(숨진 60대 교사 사망할 때까지 교권보호 없었다)된 사건과 관련,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법률지원 등의 조치를 취한 교사활동 침해 사건 중 당사자인 교사의 신청에 의한 건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교사 개인이 교권침해 여부를 파악해 도교육청 등에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학부모 측의 소송에 맞서는 대응 매뉴얼 등 명확한 교권보호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도교육청은 경기도에서 발생했던 체육수업 중 학생 간 씨름을 하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쇄골을 다친 이후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물리적인 치료비 외에도 정신적 충격에 따른 위자료를 교사 개인에게 요구한 사례에 대해서는 법률지원에 나섰으며, 여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교사 3명이 신고된 것과 관련해서는 자문변호사가 투입돼 이미 사건이 종결되기도 했다.
또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아들을 담당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해당 특수교사의 복직을 결정하기도 했으며, 법률대리인을 지원하는 조치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들의 공통점은 모두 교사 본인이 아닌, 지역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나 학교장 등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3일 용인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해당 교사가 도교육청으로부터 법률 지원을 받지 못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요청 절차에서 배제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학교나 교육지원청 측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일선 교사로서는 학부모로부터 소송을 당했을 때 명확한 대응 매뉴얼이 없어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현재 법률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사건들은 법적 승리가 명확하거나 큰 이목이 끌리는 내용에만 집중하는 '보여주기식 법률지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교권보호에 대한 인식이 가장 활발히 논의되던 때인 지난달 초 용인교육지원청이 A씨의 학교에 감사를 통보했음에도 불구, 이와 관련해 최소한 용인교육지원청에는 '접수된 감사와 관련된 부당함을 확인하라'는 등의 도교육청 측 내용의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임 교육감은 이날 YTN 인터뷰에서 교권 보호책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교사 개인이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한 데 대한 문제를 교사 개인이 책임지도록 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학교 교육청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된다"면서도 "문제는 아무리 제도를 만들면 뭐 하느냐. 예를 들어 핫라인이나 법률지원단 구성 등 조치를 다 해놨는데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이걸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송수연 경기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실상 주 작가 사건 이전까지 교사들은 직접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할지언정, 도교육청이 소송에 직접 지원한 것은 전무했다. 주 작가 건이 이슈가 되다보니 뒤늦게 교사들을 위한다며 법률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무 중 발생한 내용에 대해서는 도교육청이 함께 진행해나가야 맞다. 교사가 신처럼 완전무결해야 도와줄 수 있다는 태도면 지금까지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송 등으로 인한 교권침해 보고와 관련된 도교육청 매뉴얼도 허술한데 일선 교사가 법률지원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느냐"며 "만약 도교육청이 학교장이나 교육지원청에서 교권보호를 요청하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의 '떠넘기기' 대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qwg1029@daum.net)]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정훈 외면하고, 되레 손배 청구라니…" 군인권보호관 사퇴요구 봇물
- 민주노총 "'노란봉투법' 대통령의 거부권을 거부한다"
-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식 참석 윤미향 "총련 인사와 접촉 없었다"
- 러 곡물협정 복귀 못 끌어낸 에르도안…중재자 역할 흔들?
- 野 대정부질문서 '대통령 탄핵' 언급에 난장판…與는 '가짜뉴스' 공세
- 서울시의 위안부 '기억의 터' 작품 기습철거에 반발 "손쉬운 '여성' 지우기"
- 이재명 단식 6일차…이상민 "멈춰달라", 조응천 "외연확장 한계"
- 어미 배 갈라 새끼 꺼내 팔았다…"'개공장' 대량생산 금지해야"
- 북러 군사협력, 어디까지 갈까?
- 홍범도가 소련에 충성했다 비난? 그럼 관동군 장교였어야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