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6일째…친문·이낙연계 격려방문, 단식 무용론도

[거대 야당 민주당의 길]조응천 “단식 목적 두루뭉술한 게 사실”
이상민 “멈추고 물러서는 것도 용기”

단식농성 엿새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장을 찾은 정치 원로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5일로 엿새째에 접어들었다. 이날은 비주류인 친문재인계와 이낙연계 의원, 인사들이 이 대표를 찾아 격려했다.

전해철, 황희 의원과 박남춘 전 인천시장은 국회 앞 이 대표의 단식농성 천막을 찾았다. 친문계 대표 격인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옆에 앉아 “(단식은) 정말 어려운 결정이고, 힘든 상황이지만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국민 여러분께서 잘 헤아려줄 것”이라며 “당연히 저희가 함께할 것이고, 대표는 건강을 잘 챙기시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단식농성장에는 친문계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인 오영훈 제주지사도 방문해 이 대표를 격려했다.

이 대표는 기력이 달리는 듯 방문객들과 악수를 하지 못했다. 천막 앞에는 ‘대화보다 응원! 악수보다 마음! 길게보다 짧게!’라는 팻말이 놓였다. 이 대표는 천막을 찾은 우원식 의원에게 “책도 못 읽겠다. 맨날 첫 글자에서 맴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녁에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문화제’에서 “아직까지 쌩쌩하다”며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엄혹한 길은 훨씬 더 고통스럽고 더 힘들 것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자답게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날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해 백혜련, 서영석, 신정훈, 양경숙, 윤영덕, 윤재갑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들은 동조 단식을 했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도 반정부 투쟁에 힘을 받지 못하는 민주 진영을 대표하고, 이들을 결집한다는 효과가 있다”고 이 대표의 단식을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단식 무용·철회론도 이어졌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불교방송(BBS) 라디오에서 “(여권에서) 웰빙 단식이라고 말하는 것은 막장 정치”라면서도 “단식 목적이 두루뭉술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는 단식을 멈추어 달라”며 “멈추고 뒤로 물러서는 것도 때로는 더 큰 용기”라고 썼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