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아닌 득 될수도…주인공 교체 초강수, 이번에도 흥할까[초점S]

유은비 기자 2023. 9. 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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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인우, 김성철,이준기. ⓒ곽혜미 기자, 제공| tvN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이전 시즌의 인기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시즌제 드라마. 드라마의 개연성을 위해 사소한 설정은 물론이고 주연과 조연 배우들의 캐스팅까지 그대로 이어가며 기존 팬층을 공고히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연배우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드라마들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환혼' 시리즈다. 방송 전부터 시즌 2를 마무리할 때까지, 여주인공이 두 번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한국형 무협 판타지 장르의 가능성을 열어 보이며 인기와 호평을 동시에 얻었다.

'환혼2'는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애초 신예 박혜은은 캐스팅돼 촬영까지 시작했지만 주연 자리에 부담감을 느껴 제작진과 협의 끝에 하차, 정소민을 새로운 여주인공으로 택했다.

▲제공| 각 소속사

정소민은 술사 낙수가 환혼한 무덕이 역을 맡아 장욱 역 이재욱의 스승이 돼 사제와 연인 관계를 오가는 무궁무진한 로맨스 케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시즌2에 접어들며 그간 정소민이 무덕이 역에서 하차하고 고윤정이 낙수 캐릭터로 여주인공을 이어받아 우려가 일었다.

이에 '환혼' 측은 "스토리 전개 상 필요에 의한 교체"라며 "영혼이 몸을 바꿔가며 살아가는 설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 '배우 교체'라는 표현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우려 속 시작된 파트2, 고윤정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특급 활약을 펼쳤다. 고윤정은 멜로, 코믹 다 되는 활약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으며, 특히 이재욱과 로맨스로 극의 재미를 키웠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첫회 6.7%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작한 '환혼2'는 최종화인 10화에서 9.7%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하는가 하면, 또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톱10에서는 TV(비영어권) 부문 6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 ⓒ곽혜미 기자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남자주인공 교체 사태를 맞았다. 2021년 3월 당시 주인공 지수가 드라마 방송 중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연일 폭로글이 올라온 일이 발단. 폭로 직후 KBS 시청자 권익센터 내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지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결국 지수는 첫 의혹 폭로 이틀 만에 자필 사과문을 발표하며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했고 나인우가 다급히 캐스팅됐다.

급하게 빈자리를 채우며 작품에 합류하게 된 나인우, 그러나 그는 첫 주연작에도 탁월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주인공 교체는 신의 한 수'라는 호평까지 나왔다. 나인우는 듬직하고 훤칠한 외적 모습으로 온달 캐릭터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것은 물론 온달을 훌륭히 재해석, 카리스마 있는 열연을 펼쳤다.

당시 전체 촬영의 95% 이상을 마친 상태에서 남자 주인공이 하차하면서 상당 부분을 재촬영하기까지 했으나, 드라마가 제 궤도를 찾을 수 있었던 데는 동료 배우들의 헌신도 한 몫을 했다. 당시 출연자인 이지훈, 최유화, 기은세, 류의현, 김희정, 왕빛나 등은 별도의 출연료 없이 재촬영에 임하겠다며 훈훈한 '노 개런티' 릴레이를 이어가기도 했다.

▲ 유아인, 김성철. ⓒ곽혜미 기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도 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시즌 1은 2021년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옥 시즌2'를 제작 중이던 지난 2월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논란이 불거졌다. 유아인은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졸피뎀, 코카인 등 5종류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고, 유아인의 출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유아인이 맡았던 정진수 캐릭터는 새진리회의 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지옥행을 숨긴 1대 의장이다. 시즌1의 중심이 된 주연 캐릭터를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상황. '지옥2' 측은 유아인이 연기했던 정진수 역에 김성철을 새롭게 캐스팅해 전과 다른 시즌2를 예고하고 있다.

▲ '아라문의 검' 이준기 신세경, 제공| tvN

오는 9일 첫 방송하는 '아라문의 검' 역시 방영 전부터 주연배우 교체 소식으로 큰 집중을 모았다.

'아라문의 검'은 2019년 방송된 '아스달 연대기'를 잇는 판타지 대작. 검의 주인이 써 내려가는 아스달의 신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타곤, 은섬, 탄야, 태알하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아스달 연대기'로부터 8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아스달 연대기'에선 송중기가 은섬과 사야 역으로, 김지원이 탄야 역을 맡아 열연했으나, '아라문의 검'에서는 은섬과 사야 역을 이준기와 신세경이 이어받았다.

이에 박상연 작가는 "은섬 같은 경우는 8년간 특히 더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유연해지기도 독해지기도 했는데 그 변화를 담고 있고 신체적인 능력이 각성하기도 했다. 그래서 착한 지도자보다는 강한 지도자에 맞춰서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탄야도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종교 지도자라고 설명했다”고 차이를 짚었다.

송중기가 연기했던 캐릭터로 2번째 시즌에 합류하게 된 이준기는 "기쁨도 있었지만, 대본 읽는 내내 심적 부담이 있었다. 공포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이걸 감히 감당할 수 있나 생각이 들어서 촬영 10회차까지 잠을 거의 못 잤다. 내 삶을 접어두고 현장에 있어야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압박감이 있었다"고 부담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인공 교체라는 초강수는 이번에도 통할까. '아라문의 검'이 이준기와 신세경을 앞세워 시청자들을 설득하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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