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근 누락' 아파트, 설계부터 부실 의혹
LH는 철근이 빠진 아파트들이 건물을 짓는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전문가들과 함께 살펴보니, 설계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고 "설계도면을 그리다 말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설계를 맡은 곳은 LH 전관업체입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하주차장 126개 기둥에서 철근이 누락됐다고 발표된 곳입니다.
설계도면 원본을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지하 2층에는 기둥부호가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철근을 넣어야 할 기둥 15개도 표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하 1층과 지붕층에는 기둥부호도, 철근을 보강할 기둥 표시도 없습니다.
당시 시공사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설계를 맡은 회사에도 물어봤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 구조·설계사무소로 메일하고 전화를 넣어서 '지하 2층 설치된 기둥만 하면 됩니다'라는 답을 받고 시공 상세도를 그렸던 거예요.]
지하 1·2층과 지붕층엔 철근을 보강해야 할 기둥이 141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계도면이 부실해 지하 2층을 기준으로 기둥 15개만 철근을 보강한 겁니다.
LH는 '시공 오류'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고창우/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장 : 구조계산서부터 도면부터 전부 맞는지 다시 한번 체크를 해봐야 돼요. (설계도가)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안 돼 있어요.]
아예 그리다만 도면이라고도 했습니다.
[이두필/건축사 : '왜 도면을 그리다 말았을까?' 이런 느낌. '지하 1층에서는 전단 보강하세요'라는 빗금도 없고 표기도 없고.]
정작 LH도 현장 조사를 할 때는 설계도 원본이 아닌 기둥부호를 모두 표시한 도면을 썼습니다.
설계를 맡은 회사는 LH 전관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LH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이렇게 진단부터 잘못되면서 수사도 겉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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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철근 누락' 아파트, 설계부터 부실…전문가 "이건 그리다만 도면"〉 관련
본 언론사는 지난 9월 5일 〈JTBC 뉴스룸〉 프로그램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설계부터 부실…전문가 "이건 그리다만 도면"〉 라는 기사에서 설계도면이 부실해 지하 2층을 기준으로 지하 1층에 기둥 15개만 철근을 보강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 측은 "지하 2층인 최하층에만 기둥부호를 표시하고 지하 1층은 표기를 생략하더라도 동일한 기둥부호로 보고 시공하는 것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설계도면 작성법이므로 시공사가 이에 따라 지하 1층에 전단보강근을 시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전단보강근 누락의 원인은 시공사에 있다." 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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