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고비 넘은 폐암 환자들…아직 갈 길 먼 '피해 구제'

강나현 기자 2023. 9. 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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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까지, 폐암 환자와 그 가족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시간만 자꾸 흐르며 세상을 떠난 환자도 있습니다.

또 남아 있는 환자들 앞에도 길고 고된 심사 과정이 남아 있는데, 이들의 목소리는 이어서 강나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명순/폐암 피해자 (고 김유한 씨) 유족 : (의사 선생님이 말하시길) 완치되고도 여러 가지 호흡기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정말 드문 경우다.]

지난 2005년 폐암 초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쁨도 잠시, 남편은 곧바로 천식과 기관지염으로 10년 넘게 고통받았습니다.

회복에 도움이 되라며 열심히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 때문일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쓴 지 10년 만에 폐암은 다시 찾아왔고 남편은 5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뒤늦게 피해 신청을 했지만 기관지 확장증 치료비 약 90만원만 받았습니다.

[이명순/폐암 피해자 (고 김유한 씨) 유족 : 절대로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서 폐암을 일으킬 수 없으니까 폐암은 여기서 피해를 와서 말하지 말라고.]

병원을 전전하며 피해 자료를 애써 준비했지만 신청 문턱에서 돌아서는 일도 흔했습니다.

[모은주/폐암 피해자 : 벽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된다 안 된다 이 답변을 받는데 2~3년 걸리니까 알고 신청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폐암 피해를 인정받을 길은 열렸지만, 실제 구제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걸로 보입니다.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면 빠르게 인정되는 신속심사는 간질성폐질환과 천식, 폐렴 등 일부에만 적용됩니다.

정부는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과 구별하려면 개별심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환자들은 여전히 소극적 대처라고 비판합니다.

[김모 씨/폐암 피해자 유족 : (폐암 특성상) 피해 보상을 받기도 전에 사망할 확률이 높거든요. 화학노출이 되면 결국 암으로 간다는 걸 염두에 두고 (정부가) 적극적 대처를…]

폐암뿐 아니라,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적극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모은주/폐암 피해자 : 모두 열어놓고 심사를 해줘야 된다는 거. 어떤 질환을 어떻게 앓을지 모르기 때문에.]

12년이 흘렀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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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4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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