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물폭탄'…대체선발 넘긴 KIA-지옥의 9연전 중 '휴식'가진 두산, 어떤 변수로 작용될까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말 그대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 까닭에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KIA와 두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시즌 12차전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쏟아지기 시작한 야속한 비로 인해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이날 경기는 수원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대결만큼 관심을 모았던 매치업은 잠실 두산-KIA전이었다. KIA는 현재 56승 2무 50패 승률 0.528로 단독 4위, 두산은 55승 1무 55패 승률 0.500으로 6위에 랭크돼 있는데,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 순위가 요동칠 수 있었던 까닭이다. 특히 시즌 막바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들의 맞대결은 각 팀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마치 한여름을 연상케 하듯 '찜통'이었다. 하지만 경기 개시 1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잠실구장 인근으로 비구름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하더니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당초 비는 '소나기'로 금방 그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빗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굵어졌고, 오히려 비구름이 멈추지 않고 더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경기 개시 시간인 오후 6시 30분에도 비가 그치지 않으면서 KBO는 어떻게든 경기를 개시하기 위해 기다림을 가져갔지만, 25분이 지난 뒤에도 비가 멈추지 않자 결국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관중들이 입장한 가운데 우천으로 경기가 열리지 않게 되면서 두산 선수들은 '팬서비스'를 펼쳤다. 두산은 '주장' 허경민이 그라운드를 돌아 홈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이에 정수빈과 양석환까지 동참해 헛걸음을 한 팬들을 위해 볼거리 제공에 나섰다.
이날 비는 양 팀 입장에서는 반가운 비다. KIA는 마리오 산체스가 최근 부상으로 이탈한 까닭에 황동하를 대체 선발로 내세웠는데, 우천으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추후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두산 또한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이 취소된 까닭에 더블헤더를 포함한 지옥의 9연전을 치를 상황에 놓였었다. 하지만 쏟아진 비로 인해 하루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안배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5일 선발 투수로 내세웠던 최원준을 대신해 '토종 에이스' 곽빈이 6일 경기에출격한다. 곽빈은 올해 19경기에 출전해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는 등 10승 6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 중. 통산 KIA를 상대로는 15경기(9선발)에 등판해 5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마크하고 있다.
KIA는 선발 투수를 변경했다. 6일 경기에는 대체 선발이었던 황동하가 아닌 토마스 파노니가 출격한다. 파노니는 올해 8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으며, 두산을 상대로는 1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남겼다.
두산과 KIA가 정규시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다면, 이날 취소된 경기는 순위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늘이 허락하지 않은 이날 경기의 어떠한 변수를 불러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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