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한국서부발전의 시선은 고지를 향해 있었다

권민현 2023. 9. 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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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았다. 무대가 만들어지니 숨겨왔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들 시선은 어느덧 정상을 향해 있었다.

한국서부발전은 3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2023 The K 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2차대회 디비전 2 B조 예선에서 주장 이동윤(19점 5스틸 4리바운드)을 중심으로 김효성(17점 8리바운드), 김종석(1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등 고른 활약에 힘입어 삼성SDS를 61-49로 잡고 2연승을 내달렸다.

치고 나갈때를 확실히 알았고, 그에 맞추어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이동윤이 코트 전역을 누벼 동료들을 이끌었고, 김종석, 김효성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상대 수비를 뒤흔들었다. 추광래(2점 9리바운드)는 박인수(5점 15리바운드 3블록슛)과 함께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었으며, 김영섭(2점 4리바운드), 장귀홍(4리바운드 3스틸), 최용구는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동료들 어깨에 힘을 실어주었다.

삼성SDS는 한대군(12점 3리바운드, 3점슛 4개), 김홍일(10점 4리바운드)이 중심을 잡았고, 노장 김남균(9점), 김범수(9점), 김규찬, 박재우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이들 활약을 도왔다. 조재윤, 심현철(2점 7리바운드)이 골밑을 사수했고, 이영호, 이량(2점 7리바운드), 강현우, 신병관(3점 5리바운드)은 궂은일에 매진하여 동료들 뒤를 받쳤다.

초반부터 치열하기 그지없었다. 삼성SDS는 김홍일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했다. 노장 김홍일은 폭넓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팀원들 분발을 촉구했고, 때로는 3+1점슛을 성공시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재우, 심현철, 이량이 선배들 분발에 몸을 사리지 않았고, 한대군은 3점슛을 성공시켜 손끝을 불태웠다.

한국서부발전은 이동윤, 김종석, 김효성을 중심으로 골밑에서 추광래, 박인수가 리바운드 다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동윤, 김종석, 김효성은 속공에 가담했고, 슛을 성공시키는 등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팽팽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한국서부발전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이동윤이 선봉에 나섰다. 추광래, 박인수가 디펜스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동시에 이를 받아 속공득점으로 연결하기를 반복했다. 때로는 돌파력을 보여 상대 수비를 흔드는 등, 2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쳤다. 김종석도 이동윤과 함께 코트 전역을 누볐고, 김영섭, 장귀홍이 오펜스 리바운드에 나서 이들 활약을 도왔다.  


삼성SDS는 한대군이 나섰다. 1쿼터부터 쾌조의 슛감을 보여주었고, 자신있게 슛을 던졌다. 그리고 3점슛 3개를 연달아 꽃아넣어 상대 기세에 맞섰다. 문제는 한대군 외에 동료들 지원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량이 장기인 45도 미드레인지에서 득점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상대 속공을 연륜으로 막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후반 들어 한국서부발전이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동윤, 김종석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김효성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김효성은 미드레인지, 돌파에 3점슛을 가미하는 등, 3쿼터에만 11점을 몰아쳐 팀 공격을 이끌었다. 박인수는 골밑을 든든히 사수했고, 최용구, 장귀홍, 김영섭이 나서 김효성 활약을 도왔다. 여기에 이동윤까지 나서 3점슛을 꽃아넣기까지 했다.

삼성SDS는 신병관이 3점슛을 성공시켰고, 김범수가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꽃아넣어 차이를 좁히려 했다. 조재윤, 심현철도 있는 힘껏 골밑을 사수하며 동료들 활약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수비조직력이 흔들린 탓에 상대 파상공세를 쉽사리 막아내지 못했다.

한국서부발전은 4쿼터에 김효성을 쉬게 하는 대신, 이동윤, 김종석이 나섰다. 둘은 적극적으로 속공을 전개했고, 득점을 올리기를 반복했다. 박인수는 리바운드 다툼에 나섰고, 추광래, 김영섭이 번갈아가며 그를 도왔다.

삼성SDS는 마지막 승부수로 맏형 김남균을 중심으로 김범수, 김규찬, 김홍일, 박재우를 동시에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설사 역전을 하지 못하더라도 골득실차를 줄이려는 계산에서였다. 특히, 김남균 활약이 빛났다. 그간 슛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이날 미드레인지, 골밑을 오가며 점수를 올렸다. 김홍일, 김범수가 옆에서 거들었고, 심현철은 리바운드 다툼에 나서 선배들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벌어진 점수차이를 좁히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승기를 잡은 한국서부발전은 최용구까지 득점에 가담한 끝에 박인수가 쐐기골을 성공시켜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편, 이 경기 점프몰(https://www.jumpmall.co.kr/) MATCH MVP에는 팀내 최다인 19점에 5스틸 4리바운드를 곁들이며 팀을 승리로 이끈 한국서부발전 주장 이동윤이 선정되었다. 그는 “내가 조금 더 원활하게 풀어서 경기운영을 해야 했는데 그 부분을 잘하지 못했다”며 “첫 경기에서는 너무 외곽에서 드리블 돌파나 슈팅 위주로 플레이를 해서 오늘은 이 부분 대신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첫 경기에서 보여준 대로 드리블 돌파가 더 많이 나왔다. 전반 끝나고 서로 이야기해서 수정했고, 잘 이루어졌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2쿼터 중후반부터 패스 비중, 속도를 높인 한국서부발전이었다. 속공 기회를 살렸고, 득점으로 연결하기를 반복하면서 차이를 벌렸다. 이에 “회사 근무여건상 교대근무, 나이트 근무를 하다 보니 2주에 1~2번 모여서 맞추는 것이 전부다. 그때 연습경기보다 위치를 먼저 잡고 패스를 통해 돌려가면서 하는 훈련을 했는데 경기 중에 잘 나왔다”며 “원래 (김)종석이가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김)효성이가 앞에서 뛰었는데, (김)종석이가 높이 뛰면서도 빠르니까 둘의 위치를 바꾸었다. 그 부분이 잘 이루어졌다. (추)광래, (박)인수 형이 디펜스 리바운드를 잘 잡아준 덕분에 나 역시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비결을 전했다.

첫경기부터 패스에 재미를 붙였던 이동윤이었다. 공격을 펼치면서도 동료들이 슛을 던질 수 있게끔 절묘한 패스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패스 위주로 공격하는 것을 좋아하고 첫 경기에서는 공격보다 패스 비중을 훨씬 높여서 했다. 팀 내에서 키가 큰 선수과 슛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여기서 내가 최연장자이다 보니 젊은 선수들이 공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공격을 하긴 해야겠더라.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는 공격적으로 했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패스 위주로 해야겠다”며 “워낙 패스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시스트상에 욕심은 있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순리대로 해야겠다”고 말했다.

같은 조 내에 강팀으로 분류되었던 삼성SDS를 이겨낸 한국서부발전이었다. 원동력은 피지컬,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밀어붙였기 때문. 그는 “(박)인수 형이랑 (추)광래가 리바운드를 너무 잘 잡아주었다. 수비를 탄탄하게 하면서 디펜스 리바운드를 사수하다 보니 공격하기 편했고, 득점 기회가 많았던 것이 주효했다”며 “다른 팀에 비하여 피지컬이 좋으면서도 포워드 라인에서 드리블, 슛 다 되니까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팀 센터 포지션 선수들이 이타적인데 다음 경기부터 센터들에게 공격을 더 시키려고 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팀 역사상 정식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서부발전. 근무지가 태안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왕복 5시간을 오가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 어떠한 이유로 참여를 결심하였을까. 그는 “내가 농구를 워낙 좋아한다. 어깨수술도 했고 통풍이 있어서 지난해 12월 정도 안하고 있다가 올해 4월 즈음에 괜찮아졌다. 마침 근무지도 평택에서 태안으로 발령나서 이곳 농구팀에 가입했는데 다들 실력이 좋더라. 그래서 내가 주도하여 대회에 참가를 결심했고, 다른 회사와 교류할 기회라 이야기해서 회사측에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그래서 지원해달라고 푸쉬했고,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계기를 결심했다.

이어 “동료들도 정말 재미있어하고 있다. 사실, 태안에는 정식 농구를 할만한 데가 없다. 끽해야 2~3팀 정도다. 경험을 쌓는 데는 이만한 대회가 없지 않나 싶다. 규모도 크고, 체계적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참가하는 입장에서 너무 좋다. 꾸준히 참가하고 싶은데 근무여건상 쉽지 않다”며 “원래 오늘 경기에서 참가인원이 6명이었다. 그런데 첫 경기 해보니까 6명 가지고 안 되겠더라. 그래서 (김)종석이랑 (박)인수 형이 아침까지 근무하고 와이프가 운전을 해줘서 경기하러 올 정도다. 오는게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2연승을 거둔 한국서부발전. 중앙그룹, 한국은행 등 전력이 탄탄한 팀들과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턴오버가 많아서 줄여야 하고, 아직 자기 공격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조금 더 이타적으로 해야할 것 같다. 강팀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 패스를 많이 하는 팀이 더 잘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왕 왔으니까 다 같이 공을 잡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어떻게 해야할지 정해놓고 하는 것보다 되는대로 하는 상황이다”고 보완할 부분에 대하여 언급했다.

또한 “첫 번째로 매주 5명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오늘 경기까지 포워드 라인을 중심으로 공격을 펼쳤으니 다음 경기부터 인사이드 공격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신장이 좋다 보니 골밑에서 시도 횟수를 늘리고, 외곽에서 슛과 드리블에 이은 돌파 비중을 조금씩 줄여보려고 한다”며 “정식으로 대회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입상경험이 없다 보니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인데, 최소한 결승까지는 한번 가보고 싶다. 상을 받고 나면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겠는가. 팀 내에서도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친구들이 있는데, 이 친구들이 경험을 쌓다 보면 무언가 해보려고 하지 않겠는가.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주력으로 활동해야 하는 선수들이기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향후 경기에 대한 포부와 함께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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