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수두룩한 145㎞ 직구로 MLB 톱클래스 타자를 잡는 류현진을 보라. 느끼는 것 없나[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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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구속을 가진 투수는 KBO리그에도 수두룩하다.
한국에서도 흔한 145㎞의 구속으로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류현진만의 무기는 바로 제구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키움 안우진은 2018년 입단한 뒤 부상과 부진을 겪으면서도 노력한 끝에 160㎞에 가까운 직구에 제구력까지 갖춘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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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직구 최고 구속 90.1마일(약 145㎞). 평균 구속 87.9마일(약 141㎞).
이 정도의 구속을 가진 투수는 KBO리그에도 수두룩하다. 한국에도 시속 150㎞를 넘게 던지는 투수들이 많고, 새로 들어오는 젊은 유망주들 중에서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150㎞를 넘긴 선수도 꽤 된다.
이런 구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수 있을까. 버티는 수준이 아니라 잘 던지는 투수가 있다.
이 기록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지난 2일(한국시각)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패스트볼 최고, 평균 구속이다. 수술 후 아직 예전 스피드에 못 미치지만 이런 구속의 직구를 던지면서도 5이닝을 76개만 던지고 4안타(1홈런)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를 35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커터 19개, 커브 12개, 체인지업 10개를 각각 구사했다.
한국에서도 흔한 145㎞의 구속으로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류현진만의 무기는 바로 제구다. 원하는 곳에 정확히 꽂아넣는 제구력. 류현진에 대한 SNS의 유명한 영상이 있다. 공 3개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을 확인하는 장면. 처음 던진 바깥쪽 공이 볼이 되자 다음에 그보다 조금 안쪽으로 던지고 또 볼이 선언되자 그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던져 스트라이크 콜을 받는 장면은 류현진의 제구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직구의 제구만 좋은 것이 아니다.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등 자신이 던지는 모든 구종을 원하는 곳으로 뿌린다. 게다가 130㎞대의 커터와 120∼130㎞ 정도의 체인지업, 100∼110㎞대의 커브로 구성해 구종마다 구속에 차이를 두면서 상대의 타이밍을 뺏어낸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104㎞의 커브로 헛스윙을 잡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짜릿하게 만든다.
160㎞의 빠른 볼도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강타자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100㎞대의 공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류현진의 대담함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즉 메이저리그에서는 느린 구속이지만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는 점은 KBO리그 투수들에게 꼭 필요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지난 WBC에서 150㎞ 후반대의 공을 쉽게 뿌리는 일본 투수들을 보며 KBO리그에서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김서현 등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또 최근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때도 대부분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유형이 많다. 하지만 이들 중 제구가 안돼 KBO리그의 좋은 선구안을 이겨내지 못하고 퇴출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화 김서현이 제구 문제로 인해 1군에 안착하지 못한 반면, KIA 윤영철은 최고 140㎞대 초반의 구속으로도 프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형들을 상대로 씩씩하게 던지며 벌써 8승을 거두고 있다. 은퇴한 유희관은 140㎞도 되지 않는 공으로도 통산 101승을 올렸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키움 안우진은 2018년 입단한 뒤 부상과 부진을 겪으면서도 노력한 끝에 160㎞에 가까운 직구에 제구력까지 갖춘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야구인들이 WBC에서 일본 투수들을 보며 진짜 놀란 것은 그 빠른 공을 정확하게 던졌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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