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사격선수 조선아 "금메달 딴다면 표창·포상휴가 원해요"
(창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금메달을 딴다면…표창과 포상휴가를 받고 싶어요."
항저우 아시안게임 트랩 종목에 출전하는 조선아(상무)는 5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선아는 2019년 1월 훈련소에 들어가 같은해 5월 임관한 현역 군인이다.
올해 말 중사로 진급할 예정이라는 조선아는 "사격을 시작하기 전에도 군인이라는 직업을 좋아했고, 총을 쏘다 보니 군인을 꿈꾸게 됐다"며 "마침 상무 팀도 있어서 들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선아는 상무에 들어간 뒤 자신의 실력이 '단단해졌다'고 표현했다.
부대 안이라는 특성상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선수 지원도 탄탄하다.
조선아는 "상무에서는 실업팀 못지않게 실탄도 여유롭게 쓸 수 있다"고 한 뒤 "다른 실업팀 선수들은 사격장을 공유하지만 상무 선수들은 경북 문경사격장을 '우리만의 사격장'처럼 사용하다보니 사격 기록은 물론 마음가짐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운동에 주로 매진하지만 군인으로서 할 일도 놓치지 않는다.
조선아는 "다른 부대처럼 밤샘 경계근무 등을 하지는 않지만 당직 근무나 월례교육 등은 모두 참석하고, 전방 부대에서 진행하는 교육도 다녀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겨울에는 30㎏짜리 군장을 메고 야간 행군을 했고, K2 소총 사격 훈련도 주기적으로 한다는 조선아는 "산탄총(엽총)을 쏘는 선수로서 소총은 나와 잘 안 맞더라"라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군인과 사격 선수라는 두 꿈을 모두 이뤘다는 조선아는 "선수 생활을 끝낸 뒤에도 일반 군인으로 군 복무를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사격 트랩 종목은 산탄총으로 앞을 향해 날아가는 원반을 맞추는 경기다.
조선아는 "원반이 왼쪽 전방으로 날아갈지, 오른쪽 전방으로 날아갈지 알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이 트랩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랩은 생각이 많아지면 안 된다. 트랩(덫·trap)이라는 이름처럼, 생각이 많아지면 그 생각이라는 덫에 결국 걸리게 되는 종목이 트랩인 것 같다"며 "오히려 완전히 몰입해서 본능적으로 쏠 때가 기록이 좋다"고 덧붙였다.
조선아는 아시안게임을 약 3주가량 앞둔 시점에서 설렘도 있지만 부담감이 더 크다고 했다.
"단체전에서 나 때문에 아쉽게 메달 문턱에서 좌절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내비친 조선아는 "다같이 잘 쏘면 좋지만 실수한다면 미안함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아는 "아시안게임이라고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다. 큰 대회라고 해서 뭔가를 더 하게 된다면 스스로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반 시합이라고 생각하고 평소와 똑같이 열심히 훈련하며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표창과 포상 휴가를 받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상사' 배상희도 10년 전 상무에 입단한 현역 군인이다.
사격 선수를 위한 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고, 수준 높은 감독과 코치에게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장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배상희는 "상무 입단 후 기록이 크게 향상됐다"며 "상무에서 약 4년 정도 훈련에 매진하자 국가대표에도 발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총 3자세는 정지된 자세로 서서 사격하는 입사, 무릎을 꿇고 쏘는 슬사, 배를 땅에 대고 엎드려 쏘는 복사에서 각 20발씩 쏘아 점수를 겨룬다.
배상희는 "자세에 따라 점수가 엎치락뒤치락한다는 게 소총 3자세의 매력"이라며 "시기에 따라 생체 리듬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 지금은 입사와 복사가 자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6위를 기록했던 배상희는 "이전보다 국제 대회 경험을 더 쌓은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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