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20년 마약중독 극복한 최진묵 센터장"회전문에서 그만 나오세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3년 9월 5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최진묵 마약중독 치료센터 인천 다르크(DARC)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20년 마약중독 극복한 최진묵 센터장"회전문에서 그만 나오세요"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중독', 참 어려운 단어입니다. 특히 마약에 중독된다는 건 참 무섭죠. 한 번 마약에 손을 대면 끊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마약에 중독되면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지, 마약이 우리에게 얼마나 피폐함을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주인공 최진묵 마약중독 치료센터 인천 다르크(DARC)센터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최진묵 마약중독 치료센터 인천 다르크(DARC)센터장(이하 최진묵)> 네, 안녕하세요.
◇ 이성규> 청취자 여러분께 간단하게 자기소개 좀 부탁합니다.
◆ 최진묵> 안녕하세요. 저는 마약중독 재활센터 인천 다르크(DARC)센터장이고요. 마약중독 재활센터 그러면 조금 생소하실 건데요. 국내에는 지금 인천, 경기도, 김해, 대구 이렇게 있고요. 네 군데 있다고 그래서 좀 많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안에 총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한 30여 명밖에 안 돼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지금 1년에 올해 상반기 보니까 1만 명이 조금 넘게 잡혔더라고요. 2만 명 시대가 열릴 것 같은데 거기서 30명 정도 치료를 받고 있다니까 굉장히 적은 거죠. 그래서 마약 중독자들과 함께 같이 살면서 치료를 하는 센터장입니다.
◇ 이성규> '다르크'가 뭐예요? 잔다르크, 그런 다르크인가요?
◆ 최진묵> 아닙니다. 다르크는 약자인데요. '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 센터의 앞자만 따서 'DARC'예요.
◇ 이성규> DARC, 다르크.
◆ 최진묵> 다르크 그러면 다 잔다르크 생각하시는데요. 잔다르크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 이성규> 다르크, 주로 이쪽에서는 마약 중독이 된 분들을 원래 마약 중독되기 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Rehabilitation(재활)을 하는 센터일 텐데, 이 다르크라는 게 원래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건가요?
◆ 최진묵>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건 아니고요. 1985년도에 일본의 한 마약 중독자가 도쿄에서 처음 만들어요. 처음 만들어서 지금 일본에는 한 90여 개의 센터가 있고요. 2012년도에 일본에 있는 마약 중독재활센터의 센터장들이 기부금을 좀 모아서 한국 저희하고 민간 교류를 좀 했었는데 너희도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라는 권유에서 시작이 됐어요. 그런데 지금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네 군데밖에 없는 게 좀 안타깝죠. 근데 그 이유는 재정적 지원이 전혀 안 되고 있다는 거죠. 저희가 지금 민간에서 입소자들이 내는 입 소문이 조그맣고요. 그래도 이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소액으로 해주시는 후원, 모자른 돈은 또 제가 열심히 벌어서 이제 또 제 돈으로 또 투자도 하고요.
◇ 이성규> 그럼 어떻게 버세요?
◆ 최진묵> 저는 교육도 하고 강의도 하고요. 상담도 하고요. 제가 센터장, 그러니까 사람들이 제가 무슨 돈을 잘 번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돈을 벌어서 투자를 하고 있죠. 왜냐하면 저도 그런 약물 중독으로 오랫동안 삶을 살았던 사람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참 이게 남 일 같지가 않죠.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럼 본인은 어떻게 사세요?
◆ 최진묵> 저는 더 어렵게도 살아봤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오랫동안 마약 중독자로 살면서 가진 거 다 잃어서 사실 저는 기초생활수급자도 돼 봤고요. 거기서부터 시작을 해서 제 주변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이제 그거를 다 겪어서 이겨내고 그러다 보니까 과거에 비해서 쓰는 돈이 없어요. 와이프도 이제 제가 약을 끊고 이렇게 활동하는 게 감사하다고 생각하니까 돈을 많이 안 벌어다 줘도 너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하다. 이래서 그렇게 그냥 살아가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재정적 지원은 결국 정부기관에서 좀 해줘야 되는 건가요?
◆ 최진묵> 저희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그래서 사단법인 허가를, 준비는 4년 전부터 계속 준비를 했었어요. 근데 이제 보건복지부에서 계속 저희가 반려가 나더라고요. 그때 당시에 보건복지부에서 얘기했던 얘기는 아직 전국 사업을 할 정도의 규모가 안 된다라는 게 얘기였고.
◇ 이성규> 전국 사업은 법적으로 지방조직의 본부를 비롯해서 3개에서 5개 정도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 최진묵> 당시에는 그렇게 반려가 났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데 이제 현 정부 들어서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하니까 정부 쪽에서 조금 관심을 갖기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접촉 중이고요. 잘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에서 해야 되는 일이거든요. 왜냐하면 이 마약 중독자들은 마약 사범 범죄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들은 치료를 받아야 되는 대상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치료를 받아야 되는 대상들이 과거에는 40~60대 연세 드신 분들이 마약을 하는 인구가 많았는데 지금은 다 10대, 20대, 30대예요. 이들을 그냥 이렇게 둘 수가 없고 10대, 20대, 30대는 점점점점 더 많이 퍼져가고 있거든요. 과거에 마약이 확산되던 시절에 몇 배 이상 빠른 것 같아요. 지금은 10대, 20대, 30대한테.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국가가 병들게 되죠. 젊은 친구들이 자꾸 이렇게 마약을 하게 되면, 그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왜 감호소 같은 데가 있잖아요. 마약이나 이런 분들을 범죄로 보고, 공주에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럼 그쪽에서는 치료 활동을 별로 안 하나요?
◆ 최진묵> 공주치료감호가 국립법무병원으로 이름이 변경됐어요. 작년에. 거기 한 2천여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사실 마약류 중독자들은 공주치료감호로 간다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 왜 그러냐 하면 약물 사용자들은 정신질환으로 잘 보질 않아요. 약에 취했을 때는 분명히 이 사람들이 약에 취하고 깨고 나서도 한참 시간 동안은 제정신이 아닌데요. 그냥 교도소에 가둬두는 걸로, 또 그럴 수밖에 없는 건 1년에 교도소 안에 상시 한 4천 명 정도의 마약 사범들이 들어가 있어요. 매일 4천 명이 있다고 보시면 돼요.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이들을 다 관리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또 이런 환자만 있는 게 아니고 알코올 중독 관련된 분들도 있고 정신증 환자들도 있고 있다 보니까. 그런데 법무병원 원장님하고도 얼마 전에 통화를 했는데 조금 적극적으로 좀 많이 치료를 시작한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이성규> 근데 다르크 센터. 이쪽에 가게 되면 아까 입소자들이 약간의 경비를 낸다고 그러는데 치료비나 입소비가 센가요?
◆ 최진묵> 아닙니다. 숙식 제공하고 월 50만 원 받고 있습니다.
◇ 이성규> 숙식을 제공하고 월 50이면 학교 옆에 하숙집보다 싼데요?
◆ 최진묵> 그렇죠. 하숙집보다 싸죠. 그러니까 일본하고 한국 말고는 거의 이런 센터들은 재활 센터들은 다 영리 기관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입소하는 데 비용을 많이 받아요. 근데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인식 자체가 수십 년간 뿔 달린 괴물 아니면 흉악범 형태의 인식이 굉장히 강한데요. 사실 저희 센터에 와보시면 알겠지만 20대, 30대고요. 그냥 옆집 동생, 우리 옆집 아들 딸 대학 다니는 친구들이에요. 인식 개선이 좀 돼서 이들에게도 조금 재정적 지원이 돼야 된다라고 생각을 해요.
◇ 이성규> 그런데 마약을 해서 상당히 어려워진 상태로 빠져 있어서 그 50만 원을 낼 수 없는 사람도 많을 텐데요.
◆ 최진묵> 정말 이 친구가 치료 의지가 강한데 정말 비용이 없다라고 했을 때는 주위에 제가 막 알아봐서 그걸 또 충당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마약 중독뿐만 아니라 중독이라는 게, 알코올 중독이라든가 쇼핑 중독이라든가. 이제 중독들이 치료하는 과정은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중독은 뇌와 심리를 지배하는 신드롬이 비슷하다고 보는 것 같던데, 마약 중독을 지금 치료하는 센터지 않습니까? 이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 최진묵> 저희는 이제 아까 지금 말씀 주신 것처럼 알코올, 마약, 도박. 이것들은 증상이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이 친구가 진짜 갖고 있는 문제는 뭐지?'에 집중을 해요 이런 곳에 들어오면 뭐 마약 끊어라. 마약하지 말아라. 이런 말은 절대 안 해요. 왜냐하면 누가 뭐라 해도 하는 친구들이거든요. 근데 처음에 저희가 이제 단약을 시키는데 강제 단약인 거죠. 그 단약의 시간을 거쳐야 회복되는 것이죠.
◇ 이성규> 우선 끊어야 된다는 거죠.
◆ 최진묵> 그렇죠. 격리가 돼야 돼요. 약하고 격리가 된 이후에는 저희가 집중하는 것은 그 친구가 갖고 있던 살아온 생활 방식과 사고 방식을 바꾸는 데 집중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마약은 끊는 게 아니고요. 끊어지게 만드는 거죠. 이 사람한테 더 이상 마약이 필요 없는 사람이 되어가면 마약은 저절로 멀어지는 건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마약을 끊으라고만 하는데요. 마약은 누구나 끊을 수 있는 거죠. 마약을 하는 사람들은 이 시간에도 누구나 다 마약을 끊어요. 이틀, 3일, 한 달, 두 달, 세 달, 1년, 2년. 근데 어려운 거는 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어려운 건데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거를 진짜 평생 안 하고 살아가는 데에는 정말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거예요. 사고 방식의 변화, 생활 방식의 변화, 기본적으로 이게 되지 않는 이상 단약만 할 수 있다. 그래서 한 번 약을 하면 평생 약을 한다는 소리가 잠깐씩 단약들만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하기로.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경험을 했었고. 그런데 그것들이 변화가 되더라고요. 저도 변화를 했고 저희 센터를 거친 많은 친구들도 변화하고 있고 지금에 있는 친구들도 변화하고 있고. 어느 정도냐면 부모님들이 저희한테 아이들을 맡기죠. 그러면 이제 아이들이 1년 반 정도 보통 있는데요. 아이들을 데려갈 때는 부모님들이 "내 자식 아니다. 얘가 어떻게 이렇게 변하냐." 소리까지 들어요. 깜짝 놀라시거든요. 계속 변해가는 모습을 보시면서 많이 놀라시죠.
◇ 이성규> 그렇게 변해서 나갔어요. 1년 반 후에. 변한 상태가 계속 또 유지가 되나요? 아니면 다시 또 센터 찾는 사람이 있나요?
◆ 최진묵> 다시 센터 찾는 친구들도 있어요. 근데 이제 변화되는 친구들은 보통 퇴소를 하면 센터하고는 계속 교류는 하죠. 그리고 저하고는 계속 일주일에 한 번, 2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상담을 하고 그러면서 계속 스킨십을 해가요. 이제 그러면서 상태를 계속 지켜봐주는 거죠. 근데 한 5년 정도 진짜 끊었을 때가 안정기다라고 저는 봐요. 5년 정도 끊었을 때.
◇ 이성규> 근데 요즘 미디어를 통해서 보는 거는 마약 중독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왜 그런 것 같습니까?
◆ 최진묵> 마약 중독자가 계속 급격하게 느는 이유는 대한민국은 마약을 하기 좋은 아주 좋은 토양을 갖고 있어요.
◇ 이성규> 왜 그렇죠?
◆ 최진묵> 지금 현재 마약은 모든 인터넷에서 판매를 하거든요. 핸드폰 안에서 다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전국 어딜 가도 핸드폰으로 접속할 수 있고 핸드폰으로 좌표를 받을 수 있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거죠. 돈을 송금할 수 있고 코인을 송금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것들을 사용하는 친구들은 10대, 20대, 30대란 말이에요.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는 거예요. 너무너무 좋은 토양을 가졌다.
◇ 이성규> 진짜 치료센터에서 보면 체감을 하는 거죠. 막 중독자 증가하는 게?
◆ 최진묵> 저는 엊그저께는 16살 짜리 상담하고요. 며칠 전에는 또 19살짜리 상담도 하고요. 그러니까 연세 드신 분들 보기가 힘들어요. 진짜 다 상담을 오고 저희 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20대, 30대라고 보시면 돼요.
◇ 이성규> 미국도 그런가요? 요즘 미국도 마약과의 전쟁 내지는 길거리에서 좀비처럼 있는 그 화면이 아주 많이 떠돌았는데.
◆ 최진묵> 요즘에 한국에서 쓰는 마약들은 과거처럼 필로폰, 대마 이렇게 딱 두 종류로 한정돼 있지도 않고요. 외국에서 이제 많이 사용하는 소프트한 드럭이라고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이 유입됐고요. 그것들을 그냥 SNS에서 쇼핑하듯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돼버린 거죠. 지금 심각한 정도입니다.
◇ 이성규> 처음 접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그러는데 마약을 어디서 처음들 접해요?
◆ 최진묵> 지금 20대들은 거의 다 외국 유학을 가든지, 외국에 가서 처음에 접하고 온 친구들은 많았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또 변했어요. 지금은 호기심만 가지면 사용할 수 있는 나라가 됐기 때문에 어디서 접한다가 아니고 다 측근, 친구들이 권하는 거죠. 내가 마약을 하는 것을 얘기해도 괜찮은 친구들이. 그들이 근데 권할 때는 진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권하는 거거든요. 내가 약을 했는데 내가 중독되고 막 힘든데 정말 내 친한 친구도 약을 할 수 있는 거고 그럼 그런 친구들이 나한테 권했을 때 그걸 거절할 수 있는 힘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 이성규> 센터장님, 이쯤에서 우리가 노래 하나 듣고 가거든요. 어떤 노래 하나 추천하시겠어요?
◆ 최진묵> 저는 사우스클럽의 <미쳐가지고>.
◇ 이성규> 어떤 사연이 있으신가요?
◆ 최진묵> 노래를 부른 친구가 남태현이라는 가수인데요. 지금 저희 센터에 입소해서 재활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노래하는 걸 평생 꿈으로 살았던 친구인데 요즘에 센터에 있다 보니까 잘 못하고 있는데 다시 좀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그래서 제가 골랐습니다.
◇ 이성규> 사우스클럽의 <미쳐가지고> 듣고 오겠습니다.
♫ 사우스클럽 - <미쳐가지고>
◇ 이성규>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최진묵 마약중독 치료센터 인천 다르크센터장입니다. 센터장님, 이 마약에 중독되면 고통스럽다. 당사자 경험을 녹여서 한번 말씀해 주시죠.
◆ 최진묵> 마약을 할 때는 고통스러운 걸 못 느끼는 것 같아요. 근데 마약이 깼을 때 수치심과 자괴감, 그리고 마약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혼자가 되거든요. 그 이유는 내가 마약을 하고 있으면 가장 가까웠던 친구가 먼저 물어봐요. "너가 좀 이상하다." 그러면 마약 하는 당사자들은 "나 괜찮아 별거 아니야"라고 얘기를 시작하면서 그다음에 만났을 때 또 물어보고 그다음에 만나면 또 물어보면 멀리 하게 되는 거죠. 안 보게 되고 그러다가 이제 마약하는 게 걸리면 주변에서 1명씩, 2명씩 떠나가기 시작을 하는데 그렇게 되면 혼자가 돼서 고독해지거든요. 근데 그 고독을 피하기 위해서 다시 마약을 하고, 마약이 깨면 다시 고독하고, 무한 반복을 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결국 혼자가 되고 그러면 마약을 하면서 그 고통을 잊기 위해서 다시 마약하고 고통을 잊기 위해서 마약을 하는데 죄책감과 수치심은 점점점점 커져요.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했던 게 굉장히 커지거든요. 저는 그래서 자살 시도도 몇 번 했었고, 그런 것들이 감정적인 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 금단 이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데 이 감정적으로 고립되고 혼자가 된다는 거를 다시 사회에 나와서 살아간다는 거는 너무너무 어렵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성규> 지금 당사자라는 말씀은 한 번 해주셨는데 20년 동안 그렇게 빠지게 된 경로, 그게 어떻게 돼요? 센터장님은.
◆ 최진묵> 저는 아주 어린 시절에 제가 사는 동네가 그런 게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처음에 마약으로 시작했던 건 아니고 과거에는 의약 분업이 되기 전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모든 약을 다 팔 때거든요. 그때는 모든 약을 다 팔 때니까 이 약이 무슨 약인지 모르는데 동네 형들이 이 약을 먹고 약간 몽롱해지는 걸 자꾸 제가 보게 돼요.
◇ 이성규> 마약류 약을 말씀하시는 거죠?
◆ 최진묵> 그렇죠. 당시에 의료용 마약이었던 거죠. 근데 그것들을 먹는 걸 보고 저한테 권했는데 처음부터 제가 그거를 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그렇게 하는 모습을 내가 자꾸 익숙해지니까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한 번만 해볼까?' 라는 게 누구나 그런 호기심을 다 갖고 있는 것 같아. 딱 한 번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저 역시 '딱 한 번은 괜찮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그 한 번이 20년 넘게 평생 교도소와 사회를 반복하게 만든 것 같아요. 근데 그 한 번이 제가 먹었던 건 약국에서 파는 약이었는데 그 약을 먹으면서 저의 어떤 기준이 좀 낮아진 것 같아요. 내가 그 환각을 느끼고 그러다 보니 딱 한 번만 했던 게, 일주일에 한 번 먹던 게 일주일에 두세 번, 하루에 두 번, 세 번. 돈 있는 대로 다 쓰게 되고, 그렇게 17살 때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렇게 먹다가 교도소를 가게 되고, 교도소에서 또 내가 먹던 약보다 더 하드한 약을 하는 형들을 만나게 되고, 바깥에 나가서 만나게 되고, 그 약을 또 하게 되고, 이게 계속 무한 반복이었던 것 같아요.
◇ 이성규> 그 무한 반복, 지금 이 쳇바퀴 속에 계속 남아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실 거 아니에요.
◆ 최진묵> 저희가 그걸 뭐라고 얘기하냐면 '회전문'이라고 얘기를 해요. 교도소에 한 번 들어가면 그 회전문에서 빠져나오는 게 힘들다고 얘기를 하는데.
◇ 이성규> 센터장님은 지금 빠져나오신 거잖아요.
◆ 최진묵> 그렇죠. 저는 빠져나왔죠.
◇ 이성규> 어떻게 나오셨어요?
◆ 최진묵> 저 같은 경우는 지금의 와이프인데, 당시에 제가 맨 마지막에 교도소에서 출소해서 만나게 된 와이프. 그다음에 와이프의 도움으로 찾아간 병원, 근데 거기서 만난 원장님이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거죠. 그러니까 회전문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게, 그러니까 제가 치료센터를 하겠다라고 마음먹었던 이유가 치료는 금방 돼요. 마약이라는 거 치료는 디톡스하고 해독이 되면 의학적인 치료는 끝이거든요. 그러면 그 이후에 그럼 뭐냐라고 얘기했을 때 그럼 그렇게 수도 없이 똑같은 일을, 누구도 그렇게 교도소에서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없거든요. 근데 그걸 계속 반복했던 이유는 제가 출소할 때는 항상 '이번에 나가면 정말 열심히 한번 잘 살아봐야지' 하고 출소를 해요. 근데 사회에 딱 나오면 저는 벌써 사회에 부적응자가 된 거예요. 그러니까 사회에 적응할 수가 없는 사람인 거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토양에서 막 이것저것 해보려고 아둥바둥대다가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니까 다시 마약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들한테는 이런 준비 운동할 시간이 굉장히 필요하구나라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치료센터를 해야 되겠다. 제가 단약 성공에서 회복을 하면서 느꼈던 건 그 옆에 든든하게 서 있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었을 때 결국 가능하다라고 생각을 해서 제가 이 센터를 하게 된 이유고요. 그러면서 이제 회전문 안에서 빠져나온 거죠.
◇ 이성규> 그리고 요즘 이런 현상들이 있잖아요. '마약 김밥', 얘기하고 '코카인 댄스' 하고. 이런 현상들은 어떤 거죠?
◆ 최진묵> 그러니까 마약 김밥, 마약 옥수수, 코카인 댄스. 이런 걸 보면 음식 위에다가 마약 얘기를 딱 붙이면 왠지 맛있는 김밥, 맛있는 옥수수라고 돼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코카인 댄스 그러면 왠지 코카인을 하고 춤을 추면 더 흥이 나고, 더 섹시하고 이런 느낌을 할 수 있다라고 연상이 되는 거죠. 이거는 진짜 하지 말아야 되는 것 같아요. 마약을 굉장히 상품화시키고 기분 좋은 걸로, 아니면 맛있는 걸로 잘못 오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쓰는 사람들이 조금, 법적으로는 이게 제재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쓰는 국민들이 조금 자제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현재 많은 중독자들을 상담하고 계신데요. 이것저것을 현장에서 느낄 때에 이런 마약 증가 속도를 좀 늦추고 멈추면 제일 좋겠죠.
◆ 최진묵> 사실 지금 마약과의 전쟁을 하고 있죠. 마약과의 전쟁의 결과가 올 상반기 1만 명 정도, 평소에는 한 7천 명~8천 명 정도 잡던 게 한 2천 명~3천 명이 좀 늘은 거거든요. 근데 그게 다인 거죠. 이게 평생 할 수는 없거든요. 마약과의 전쟁을 평생을 한다 하더라도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긴 나라는 전 세계에 아무 나라도 없어요. 진짜 마약과의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마약을 안 해도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되는 게 가장 강력한 것 같아요. 살기 좋은 나라. 근데 경쟁 사회에서 그게 쉽지는 않은 일 같고 그렇다고 그러면 처음 가장 중요한 건 아주 어린 나이에서부터 준비하는 예방 교육,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는 6세, 5세부터 하는 나라도 있거든요. 예방 교육이 가장 중요하고요. 예방 교육하고 재활은 하나라고 보시면 돼요. 그 이유가 마약은 개인이 개인한테 권유하거든요. 예를 들면 돈스파이크 씨 사건 때 보면 그 친구가 10여 년 전에 대마초를 폈던 전력이 있더라고요. 그때 대마초를 피고 한 번은 벌금을 받고 한 번은 집행유예를 받았던 것 같은데, 그때 당시에 이 친구를 잘 치료재활을 시켰다면 10년 후에 필로폰 100g을 사서 14명에게 나눠주고 같이 하는 사건이 없었겠죠. 그러면 그때 당시에 치료재활을 잘했다면 예방이 됐다는 거죠. 열몇 명한테. 그러니까 예방이 우선이고 치료 재활도 같이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성규> 마약을 시작을 안 했는데 호기심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하시죠.
◆ 최진묵> 저도 '딱 한 번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시작을 했거든요. 근데 딱 한 번은 괜찮지가 않아요. 저는 진짜 운이 좋아서 지금 이렇게 방송에도 나오고 그 회전문에서 통과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마약 사용자들은 그 회전문 안에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누구나 다 마약은 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고통, 그 인내가 엄청 힘들긴 하지만 도전해라. 그리고 도움을 청해라. 혼자는 절대 약을 끊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저 같은 사람, 병원. 이런 곳에 도움을 청해서 같이 끊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회전문 안에서 사는 지옥 같은 삶이 아닌 이렇게 일상적인 삶을 살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최진묵 마약중독 치료센터 인천 다르크센터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센터장님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 최진묵> 네, 감사합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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