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재 잡아라"...'이 사람' 서울대 뜨자 300명 강의실 꽉 찼다
[파이낸셜뉴스] 5일 오후 5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의 강연을 앞두고 서울대 제1공학관 118호 강의실 앞이 장사진을 이뤘다.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118호의 경우 최대 수용인원이 300명으로, 일부 학생은 좌석이 부족해 강의실 앞과 뒤에 서서 강연을 듣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번 강연의 주제는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로 앞서 지난 5월과 6월 각각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연세대에서 진행한 강연과 같은 주제다. 전기·정보공학부의 전공필수 과목인 세미나 시간에 진행된 강연으로 전기·정보공학부 재학생 외에도 많은 타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도 이날 강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주인공 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다양성과 심리적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DS부문은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포용적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경 사장은 "로봇을 전공한 후 삼성전자 D램설계팀에 입사했다"면서 "전자·전기회로 외에는 관련이 없는 전공이어서 처음엔 모르는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 사장은 "DDR과 관련해 800Mb 논문을 낸 적이 있다. 4년 동안 꾸준히 개발에 매달리니 됐다. 당시 규격이 100Mb였을 때였는데 혼자 800Mb 한 경험으로 TL이 됐다"며 1만 시간의 법칙의 힘을 강조했다.
경 사장은 지난 7월 미국 출장 당시의 소감을 전하며 "경쟁사(TSMC)가 우리보다 먼저 (미국 공장 건설을) 시작했는데 최근에 연기를 발표했다"면서 "우리 직원들의 스피릿을 느꼇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직원들은 여기서 삼성 오스틴에서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가지고 홈경기를 하고 있었고 경쟁사는 어웨이 경기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전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도 한 학생이 '시총 1000조'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비중을 줄여야 할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경 사장은 "파운드리를 잘 해야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GAA 공정을 20년 넘게 해와서 잘한다"면서도 "사람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다"라며 인력에 대한 고심을 보였다.
또 한 학생이 초반에 좋지 못한 고과에도 꾸준히 일을 이어간 비결을 묻자 경 사장은 "논문을 작성할 때 자발적으로 12시에 퇴근하고 계속 퇴근해도 생각나고 할 정도로 재미를 느껴서 일했다"면서 "그런 순간이 학생에게도 찾아올테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서 그런 순간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경 사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2학년인 송현석 학생은 "조직을 구성함에 있어서 리더십이나 구성원들의 행복을 우선시하기 위해 제도 등을 바꾸려는 경 사장님의 모습이 학생회 임원으로서 공감이 많이 됐다"면서 "아직 진로가 확실치 않은데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업으로 어떤 분위기를 추구하고 기술 투자를 생각하는지 알게 돼 뜻깊었다"라고 강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도 경 사장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 사장은 "많은 인력 투자, 웨이퍼 투자하고 있고, 여기 오시면 리소스(자원)가 없어서 개발 못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멀티칩으로 패키지를 만들어 무어의 법칙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패키지로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고자 패키지팀을 신설했다"면서 "삼성전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니 여기 계신 여러분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의 서울대 출신 구성원이 박사가 50%, 석사가 30%, 학사가 20%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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