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말마다 ‘이번 주말에는 어디가지’라는 생각 많이 할 것이다.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가 있는 곳도 좋지만 무엇보다 추억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체험이 있는 곳이라면 알차게 하루를 즐길 수 있다.
때문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민들은 주말에 나들이 삼아 하는 경기도 이곳저곳을 다니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을 위해 경기도에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특히 가족 방문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수원의 국립농업박물관과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시간가는 줄 모르는 성남 판교의 체험형 카페 거부기앤쿠펫이다.
다채로운 체험 즐기고 싶다면 ‘국립농업박물관’으로
국립농업박물관은 지난 12월 개관한 박물관으로, 주말 평균 방문객 수는 5800명, 평일에는 평균적으로 약 1200명이 찾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해 서울에서 차로 약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 접근성 또한 좋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우리 쌀로 바람 떡 만들기’ ‘수경재배 화분 만들기’ ‘벌룬 버블쇼’ ‘동식물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이벤트로 어린이 자녀를 둔 많은 가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꾸준하게 국립농업박물관을 찾는 이유는 박물관 측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무료 체험 프로그램 덕이다.
국립농업박물관을 남녀노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트랙터 체험, 농업드론 체험과 식물을 물에서 키우는 수경재배 현장에서 직접 수확해보고 수경재배 화분을 만들어보는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현재 국립농업박물관의 성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홈가드닝’과 ‘박물관에서 만나는 베란다 파밍’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가족 대상과 성인 대상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성인 대상 프로그램은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하고, 가족 수업은 성인 1명 자녀 1명으로 한 팀을 이뤄 총 12팀이 함께 체험한다. 자녀는 초등학교 1학년 이상만 참여 가능하다.
지난 23일에 진행했던 홈가드닝 클래스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아온 모습이었다. 체험 교실은 꽉 찼고, 6명씩 한 조를 이뤄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약 30분 동안 홈가드닝의 배경, 동⸱서양의 홈가드닝 차이, 식물의 공기정화 원리까지 배울 수 있는 이론 수업으로 시작한다.
강사는 팬데믹 이후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관상용 화초, 공기정화식물 등 다양한 반려식물을 집에서 키우는 홈가드닝 바람이 제대로 부는 중이라고 전했다. 비교적 저렴하고 편하게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식물의 인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론 수업을 마치면 본격적인 실기 수업을 진행한다. 각자 앞에는 꽃 뭉치, 화분, 원예용 꽃가위가 놓여 있다. 꽃 뭉치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꽃은 바로 편백이다.
화분에 들어있는 꽃꽂이 스펀지(일명 오아시스)의 테두리에 촘촘히 편백을 꽂아 오아시스가 안 보이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편백의 줄기를 자르고 화분에 꽂으면서 진한 편백 향을 맡으니 정신이 맑아지고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강사 두 분이 각 조를 돌아다니며 한명씩 도와주기 때문에 혹여나 완성을 하지 못할까 하는 염려는 안 해도 된다.
다채로운 색감의 꽃들을 오아시스에 꽂다보면 어느새 아름다운 꽃바구니가 완성된다. 손잡이에 리본을 묶고 메모지에 원하는 문구를 적어 팻말을 꽂으면 프로그램이 끝난다. 약 1시간 30분의 시간동안 완성도 높은 꽃바구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수강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국립농업박물관에는 다양한 체험 거리 외에도 과거와 현대의 농업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전시관을 나서면 펼쳐지는 식물원, 곤충관, 수직농장, 다랑이 논⸱밭과 과수원은 다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사계절에 걸쳐 다채롭게 변하는 논밭의 모습이 있어 언제가도 매력적인 곳이다. 시대별로 어떻게 농사를 지었는지, 옛날에 곡식과 작물을 보관했던 흥미로운 방법들까지 한번에 보여줘서 아이와 어른 모두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다가오는 8일부터 11월 5일까지는 ‘농農, 문화가 되다’ 전시 기획전을 진행한다. 곡물 자국이 있는 선사 시대 토기와 곡물을 활용한 예술품을 전시해 흥미로운 농업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카페는 없었다” 이곳은 카페인가 동물원인가
전 세계 육지거북 중 갈라파고스 육지거북에 이어 2번째로 거대한 ‘알다브라 육지거북’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바로 성남 판교에 위치한 990㎡(약 300평) 규모의 ‘거부기앤쿠펫’이다.
알다브라 육지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취약 종으로 분류된 거북이다. 알다브라 육지거북을 서울 근교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이곳은 파충류 분양 업체인 ‘쿠펫’에서 운영하는 카페이다 보니 한쪽에 다양한 파충류와 뱀도 함께 있다. 생소하고 독특한 생김새의 희귀종들이 가득해 보는 재미가 넘치는 곳이다.
80~120년을 산다는 ‘장수의 아이콘’인 ‘알다브라 육지거북’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거부기앤쿠펫을 찾는다. 알다브라 육지거북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은 도심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체험이기 때문에 주말에는 어린이 자녀를 둔 가족들이 많이 방문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알다브라 육지거북을 위해 거부기앤쿠펫은 거북이들의 공간에 물웅덩이를 뒀다. 알다브라 육지거북은 물웅덩이를 오가며 방문객이 주는 과일과 채소를 먹고 산다.
비교적 사람이 적은 평일 낮에 방문했는데도 카페 실내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알다브라 육지거북들이 있는 공간에는 먹이 주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한 손에는 채소 컵을,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거북이 먹이주기 체험에 푹 빠진 모습이다. 거대한 육지거북을 코앞에서 보며 먹이를 주는 경험이 신비롭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오후 1시와 오후 4시에는 직원과 함께하는 파충류 먹이주기 체험을 진행한다. 1시간 정도의 체험동안 약 20종의 파충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만나는 파충류들은 실제로 분양도 가능하다. 거부기앤쿠펫 직원에 따르면 체험을 하다 파충류에 빠져 구매해가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체험과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거부기앤쿠펫 입장료는 1인당 1만 원이고, 음료 값을 포함한다. 36개월 미만의 아이는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