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韓경제] 불황형 흑자로 버틴 韓… 2분기 0.6% 성장 그쳐

이미선 2023. 9. 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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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하지만 수출 급감과 함께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민간소비 덕에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1분기 우리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한 것은 민간소비가 증가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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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두분기 연속 플러스성장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영향
민간소비 위축… 투자도 제자리
유가상승으로 향후 경기 '흐림'
자료=한국은행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2분기 연속 흑자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가 모두 위축됐다.

그나마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해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불황형 흑자인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3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발표된 7월과 8월 수출입동향에서 불황형 흑자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에 장기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6%를 기록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 급감과 함께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민간소비 덕에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2분기 성장률을 이끈 것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다. 1분기 -0.2%포인트(p)를 기록했던 순수출 기여도는 2분기 1.4%p로 크게 개선됐다.

문제는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2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0.9% 줄었다. 수입은 -3.7%로 낙폭이 더 컸다. 수출 감소에도 1분기에 쌓아둔 원유와 천연가스 덕에 수입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같은 상황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6월부터 3개월 연속 흑자를 낸 무역수지를 뜯어보면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컸다.

지난 8월 수출액은 518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줄었다. 수입액은 510억 1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2.8% 감소했다.

지난 7월도 마찬가지다. 7월 수출액은 503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5.4% 감소한 48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에너지 수입이 47% 감소하며 하락세로 이어졌다.

수출보다 큰 수입 감소세는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합세를 보이던 원유가격이 오르면서 그나마 불황형 흑자 행진도 멈추는 것이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OPEC 플러스'(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이 영향을 미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선물 가격은 4일(현지시간) 40센트 상승한 배럴당 85.9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약 7% 올랐다. 브렌트유 11월 선물도 45센트 올라 배럴당 8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분기 우리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한 것은 민간소비가 증가한 덕이다. 그러나 이마저 꺽이고 있다.

지난 1분기 0.6% 성장했던 민간소비는 고물가와 고금리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2분기 -0.1%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소비의 또다른 축인 정부 소비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분기 기록한 -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 역시 제자리 걸음이다.

한편 한은은 향후 성장률이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그러나 "국내 보복소비가 약화되고, 중국 경제의 더딘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 하방요인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 등 상방요인이 교차한다"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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