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아래 비밀공간… 숨겨졌던 '지하 힙지로'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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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돔이 열리면 마징가제트가 출동한다는 우스갯소리는 들어봤어도, 서울광장 아래 아무도 모르는 거대한 '비밀공간'이 숨겨져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지하공간이 언제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시청역 사이 지하 2층 미개방 공간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이날 찾아간 지하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는 뜻밖에도 수많은 시민이 지나다니는 을지로입구역 지하보도 서울장난감도서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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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평 공간 조성 목적·용도 알 수 없어
시민 탐방 운영하고 공간 활용방안 공모
국회의사당 돔이 열리면 마징가제트가 출동한다는 우스갯소리는 들어봤어도, 서울광장 아래 아무도 모르는 거대한 ‘비밀공간’이 숨겨져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폭 9.5m, 높이 4.5m, 총길이 335m, 면적 3,183㎡(약 1,000평) 규모다. 이 지하공간이 언제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시청역 사이 지하 2층 미개방 공간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이곳은 1967년 전국 최초로 조성된 지하상가 시티스타몰(옛 새서울지하상가ㆍ지하 1층) 아래, 지하철 선로(지하 3층) 위에 위치한다. 서울시는 △특별한 활용 목적 없이 도시 계획을 하다 부산물로 생긴 공간이거나 △서로 높이가 다른 을지로입구역과 시청역을 연결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닐까 추정할 뿐, 정확한 조성 경위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찾아간 지하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는 뜻밖에도 수많은 시민이 지나다니는 을지로입구역 지하보도 서울장난감도서관에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지듯, 도서관 내부 또 다른 문을 열면 신비로운 공간이 커다란 입을 벌려 방문객을 빨아들인다.
지하공간은 40년 전에 시간이 멈춘 듯이 낯선 공기를 잔뜩 품고 있었다. 이따금씩 지하철 열차 소음과 진동이 적막을 깼다. 켜켜이 먼지 쌓인 바닥엔 궁금증 가득한 취재진의 발자국이 어지러이 찍혔다. 걷다 보면 동굴에서나 볼 법한 종유석과 석순도 만날 수 있다. 이재원 도시건축정류소 대표는 “공간 바로 위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서울 최초 하수관인 근대 배수로가 지나가고 있는데 물이 스며들어 종유석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광장 쪽 공간은 시원스레 뚫려 있는 반면, 을지로입구역 쪽 공간에는 중간중간 굵은 기둥이 설치돼 있다. 역에서 지하철이 정차할 때 엇갈리는 것을 관리하고, 지상 도로와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이곳엔 지금도 사용되는 전기실과 배수관이 있는데, 그동안 서울교통공사가 시설 관리와 유지 보수를 해 왔다고 한다.
앞으론 시민들도 이 공간에 직접 들어가볼 수 있다. 이달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하루 네 차례씩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안전을 고려해 회당 10명 내외로 제한되며 총 1시간 정도 걸린다.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6일~22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시는 공간 활용 아이디어도 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공모한다. 당선작은 실제 사업에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지하공간은 시청역에서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잇는 지하보도의 시발점으로서 도심지 공간을 수평적으로 연결하고 확대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새로운 ‘언더 힙지로’로 재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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