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시장예상치 웃돈 물가상승률, 한은 "9월 비슷하거나 더 높아"[일문일답]

김나경 2023. 9. 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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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시장 예상치 웃돈 물가상승률
한은 "전망 경로 부합하나 상승폭 확대"
"지난해 기저효과+최근 농산물·석유류 가격 영향"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
"10월 이후엔 3% 내외 전망, 불확실성 높아"
8월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8월과 9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8,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 9월 3%대를 기록한 뒤 10월부터는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8.27 연합뉴스

"3.4%" 시장예상치 웃돈 물가상승률, 한은 "9월
[파이낸셜뉴스]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4% 올라 시장예상치(2.8%)를 크게 상회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9월에도 상승률이 비슷하거나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월 2.3%까지 둔화되던 물가상승률이 오른 것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최근 농산물·석유류 가격 급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5일 한국은행은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최근의 물가 동향과 향후 흐름을 점검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3.4% 올랐다. 3개월 만의 3%대 진입이자 지난 4월(3.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기저효과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8월 경제전망 당시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석유류가격은 지난해 8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8월중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전년동월대비 하락폭이 크게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국제유가는 전년동월대비 25.9% 하락했지만 8월엔 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농산물가격은 집중호우·폭염·태풍 등의 영향으로 채소 및 과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7월(0.3%)에서 8월(5.4%)로 확대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상승률은 3.3%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9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 둔화 △농산물가격 안정 등으로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한국은행의 물가 상황 점검회의 기자설명회 일문일답.

―박창현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장 모두발언
▶8월 소비자물가가 3%대로 크게 높아진 측면이 있는데 3%를 상회할 것이란 내용은 한국은행 블로그에서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 전망 경로(path)를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석유류, 농산물 가격이 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상승폭을 키운 측면이 있다. 소비자물가상승폭이 8월 3.4%로, 7월 2.3% 대비 1.1%p 높아졌다. 기여도를 좀 분석해보면 기저효과가 거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 석유류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빠르게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 소비자물가 끌어내리는 기저효과로 작용했는데 작년 8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했다. 그 요인은 올해 8월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기저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종종 역(逆)기저효과 라고도 부른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고 유럽이나 영국에서는 연말경 쯤에 나타날 걸로 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농산물 가격도 7월 중순 이후 집중 호우나 폭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조금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 이것이 나머지 절반의 기여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가 어떻게 될지, 여전히 불확실성 크지만 최근의 패턴과 작년의 기저효과 봤을 때 작년 9월에도 석유류 가격이 하락했다. 이런 걸 봤을 때 기저효과가 또 작용한다고 하면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좀 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4·4분기 이후에는 8월 전망과 같이 수요측 압력이 둔화되면서 개인서비스물가 상승이 둔화되는 모멘텀이 있을 것이다. 또 작년 10월에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됐다. 올해 그런 인상이 없다고 한다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4·4분기 중에는 저희가 8월에서 전망한 것과 같이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

▶근원물가는 7, 8월에 동일한 수준(3.3%)에 있다. 전반적으로 추세를 보면 흐름은 완만한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유가나 최근의 식량가격, 기상여건이나 누적된 비용인상의 파급영향 등 불확실성 요인 남아있다. 최근 몇달간 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등락이 좀 있을 수 있고 평탄하지 않은(bumpy)한 흐름이 있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조적인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8월 경제전망에서 밝혔듯 물가상승압력이 조금 완화되면서 기조적으로는 둔화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했던 경로라고 했는데 농산물, 석유류 가격은 예상보다 높아진 것인가. 물가경로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와 기상여건, 국내 경기흐름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는데 기상여건의 영향은.
박창현 팀장 8월 중에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상승하는 패턴이 조금 나타나고 있었고 저희가 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8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이후에 계속 상승하는 패턴이 있어서 상승폭을 키운 점이 있다. 기상여건은 연간 물가 연간흐름, 특히 농산물 가격은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 패턴을 보면 7~9월에는 상승하는 패턴이 매년 나타나고 있고 그 이후에는 다시 조금 안정되는 측면이 있다. 저희 전망에도 기본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상승폭이 조금 컸지만, 기조적으로 물가상승률 둔화흐름이 이어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또 근원물가상승률 둔화흐름이 이어진다는 건 덜 느리지만 계속 내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나.
▶이정익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고용부장 지난 전망 당시 근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면서 둔화흐름은 이어간다는 표현을 쓴 것도 마찬가지다. 전망의 상향 조정은 기존 전망 대비 여건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기조적으로 둔화흐름을 이어간다고 할 때는 물가 경로 자체가 이렇게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로의 모양은 둔화되는 흐름인데 기존 전망과 대비해서 그 수준 자체는 좀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취지다. 하나는 지난 전망대비, 나머지 하나는 타임 시리즈(시계열)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 물가흐름이 될 것이냐는 부분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근원물상승률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언제부터 있었나, 원인은.
▶이정익 부장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부분이 석유류 가격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2월에 러·우 전쟁이 터지면서 국제유가가 13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작년 2월에서 3월 갈 때 국제유가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튀었다. 그때 석유류 가격이 확 튄 것이 올해 2~3월에는 반대로 작용하다보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훅 내려간 것이다. 그 무렵에 소비자물가승률이 근원물가보다 더 내려갔을 수 있다. 반대로 석유류 가격이 7월까지 계속 쭉 올라갔다. 그러다 작년 8월 한달새 10% 정도 떨어졌다. 그게 올해 8월에는 반대로 작용하다보니까 올해는 올라가는, 그 기저효과로 보면 되겠다. 정확히는 3월까지 소비자물가가상승률이 높았고 4월부터는 근원물가상승률이 더 높아 역전했다.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예상보다 더 높았던 것은 아닌가.
▶이정익 부장 8월 석유류가 한달 만에 8% 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 8월 상승률(8.1%)과 비슷한 것이다. 농산물같은 경우에도 많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전월대비 10.5% 올랐는데, 정확히 저희가 10.5%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수준으로는 보고 있었다. 또 외식물가 같은 경우에는 계속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물가수준 자체는 안 떨어지는 것이다. 작년 외식물가가 하반기에 9% 가까이 외식물가상승률이 올라갔는데 6%, 5%대로 내려왔다. 작년 9% 가까이 오르던 상승폭이 지금은 5%대로 내린 것이지,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2021년과 2022년 주요 선진국에서 40년 만에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물가 급등기였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2가지 들라고 하면, 팬데믹과 러·우전쟁, 그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야기한 효과다. 2021년 2022년 거기에 따른 충격의 영향이 올해 중반 이후부터는 점차 완화됐다. 모멘텀 자체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또 작년에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올해엔 전년동월대비로는 둔화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올해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84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경제전망을 했는데, 브렌트유가 88~89달러까지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얼마나 받나,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닌가.
▶이정익 부장 물가전망을 할 때 하반기 평균 유가를 배럴당 84달러라고 봤다. 어제 브렌트유가 배럴당 89달러, 90달러까지 올라갔고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출하는 건 브렌트유가 아니라 두바이유다. 보통의 경우에는 두바이유가 브렌트보다 낮게 형성되는데 최근에는 두바이유가 브렌트유와 비슷하거나 좀 높게 형성되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으로는 어제 종가가 90달러를 약간 넘은 걸로 확인했다. 90달러대가 앞으로 연말까지 지속된다고 하면 저희가 지난 전망 당시 전제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 국제유가라는 게 다양한 수급상황 영향, 지정학적 갈등이나 금융시장에서의 다른 투기적 요인 등이 있어서 누구도 유가 향방을 알기가 어렵다. 만약 어제 90달러를 넘어선 두바이유 가격이 연말까지 지속된다고 하면 지난 8월 전망 당시 전제한 것보다는 높은 수준이 될 것이고 그럼 물가에 상방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향후 유가 추이와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한 것이다.

―10~12월에 3% 내외에서 상승한다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3.5%)를 바꿀 요인은 없나.
박창현 팀장 4·4분기부터 3% 내외에서 등락하면 현재 전망치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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