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사과, 金빵에 택시비까지… 소비자물가 또 꿈틀
소비자물가 3개월 만에 3%대
물가 하락세 6개월에 끝나
기상 악화로 농·축·수산물 급등
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 하락 둔화
9월까지 현재 흐름 이어질 전망
소비자물가가 3개월 만에 3%대에 재진입했다.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둔화한 영향을 받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지던 하락세가 6개월 만에 끝났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7%, 2.6% 상승했고,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1.1% 뛰었다.
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농·축·수산물 중엔 사과(30.5%), 복숭아(23.8%), 고구마(22.0%), 고등어(9.7%) 등이 많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빵(5.9%), 우유(9.4%), 아이스크림(14.3%)을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석유류는 11.0% 하락했지만, 하락폭이 축소했다.
서비스 물가는 3.0% 올랐다. 택시(19.1%), 시내버스(8.1%) 요금 인상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1.7% 올랐고, 외식(5.3%) 등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했다. 집세는 월세(0.8%)는 올랐으나 전세(-0.3%)가 내리면서 0.2% 상승에 그쳤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9%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3월(4.4%) 이후 가장 컸다.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신선식품은 5.6%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7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25.9%였는데, 8월엔 11.0%로 크게 둔화했다"면서 "여기에 호우폭염 등으로 농산물 물가 상승폭이 커짐에 따라 3.4%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한은 조사국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의 소비자물가 움직임은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 석유류 가격이 급등한 기저효과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빠르게 둔화하는 데 기여한 반면, 지난해 8월 중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는 8월 물가상승률을 상당폭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이런 흐름이 9월까지 이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9월 하락했던 기저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최근 석유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농산물 가격도 기상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고, 추석도 앞두고 있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물가는 언제까지 오를까. 한은은 "10월 이후에는 다시 낮아져 연말까지 3%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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